이준석과 퍼스트 펭귄

2025-02-05

김승종 논설실장

남극의 펭귄들은 바다에서 먹이를 구해야 하지만 바다표범, 범고래와 같은 천적들 때문에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주저한다.

이때 위험을 무릅쓰고 가장 먼저 용감하게 바다에 뛰어들어 다른 펭귄들을 이끄는 펭귄을 ‘퍼스트 펭귄’이라고 한다.

▲이 용어는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랜디 포시 교수가 2008년 출판한 책 ‘마지막 강의(The Last Lecture)’에 나오는 말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먼저 용기를 내 행동함으로써 다른 이들의 참여와 도전을 이끌어내는 ‘선구자’·‘개척자’의 의미로 사용된다.

랜디 포시 교수는 학기말에는 실패 위험을 감수하면서 목표를 위해 과감히 도전했던 학생들에게 ‘퍼스트 펭귄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출신 여성 임원이 됐던 양향자 전 국회의원도 2018년 국가공무원인개발원장 재임 당시 공직사회의 도전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퍼스트 펭귄상을 제정한 바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이 지난 2일 ‘대한민국의 세대 전환, 구도 전환, 정치 판갈이’를 주창하며 사실상 대권도전을 선언했다.

다음 달 31일 만 40세가 돼 대선 출마 자격을 얻게 되는 이 의원은 이날 서울 마포구 홍대 버스킹거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퍼스트 펭귄에 비유했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먼저 앞장서는 퍼스트 펭귄이 되고자 한다”며 “차가운 바닷속에는 범고래와 같은 포식자가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젊은 세대가 건너야 할 바다라면 주저없이 먼저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범고래가 있을지 모르는 차가운 바닷속은 기성 정치권을 의미할 것이다.

▲2011년 12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 의원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경기도 화성시을 선거구에 개혁신당 후보로 출마, 4수 끝에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하지만 이 의원은 2021년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 돌풍을 일으키며 헌정 사상 최연소이자 최초의 30대(36세) 제1야당 대표에 당선돼 제20대 대통령선거와 2022년 제8회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 끝에 탈당, 2024년 1월 개혁신당을 창당한 이 의원은 ‘신(新) 40대 기수론’을 내걸기도 했다. 결과는 예단할 수 없다,

그러나 퍼스트 펭귄의 역할은 충분히 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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