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닻 올린 ‘류지현호’…WBC까지 1년의 시간은 촉박하다

2025-01-26

KBO는 지난 24일 신인 대표팀 감독의 선임을 알렸다. 류지현 전 LG 감독이 중책을 맡았다.

지난 16일 전력강화위원회 구성을 마친 뒤 8일 뒤에 대표팀을 이끌 새 감독의 선임까지 완료가 됐다.

류지현 감독의 어깨는 무겁다. 한국 대표팀은 최근 잇달아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3년부터 2023년까지 WBC에서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노메달 충격에 빠졌다. 지난해 겨울에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에선 일본과 대만에 막혀 예선 탈락했다. 한국 야구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했던 대만에도 밀리는 모습을 보여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한국프로야구는 국내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자랑한다. 지난 시즌 1000만 관중을 달성하며 ‘국민 스포츠’로서의 면모를 증명했다. 하지만 국제 무대만 가면 작아진다. 지난 시즌에는 프리미어12 집중하기 위해 정규시즌 일정을 앞당기는 결정을 내렸음에도 고개를 숙였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KBO는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할 때부터 ‘현장감’을 많이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지난 시즌 NC를 지휘했던 강인권 감독과 한화 선수로 뛰었던 김강민, 그리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에서 루키리그 코치로 경험을 쌓은 이동욱 전 NC 감독을 영입한 것도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WBC 개막까지는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았지만 대표팀의 시계는 더욱 빠르게 돌아간다. 2~3월에는 WBC 예선이 열린다. 예선을 치르는 나라들을 모니터링해야하기 때문에 대표팀 감독 선임도 발빠르게 진행된 것이다.

그동안 한국 야구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던 요인 중 하나로 낯선 상대에 대한 대처가 부족했다는 점이 꼽힌다. 2013년에는 네덜란드에게 허를 찔렸고 2017년 WBC에서는 이스라엘이라는 복병에 패했다. 이번에는 예선을 치르는 팀부터 잘 분석하고자하는 의지가 담겼다.

지난해 8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발표한 WBC 조편성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 호주, 체코 등과 함께 C조에 포함되어 있다. 예선 통과를 한 팀이 나중에 합류한다. 어떤 낯선 팀이 또 한국을 위협할 지 모르기 때문에 예선 라운드도 잘 지켜봐야한다.

국내 리그에 대한 높은 이해도로 최상의 전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KBO리그 2025시즌은 3월22일부터 막을 올린다. 시즌 개막과 함께 대표팀에 합류할 옥석을 가려내야한다. 2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류 감독이 바쁜 나날을 보낼 예정이다.

대표팀이 롤모델로 삼는 건 일본 대표팀의 행보다. 일본 야구 대표팀은 정규시즌 내내 대표팀 구성을 위해 선수를 분석하는 데 시간을 할애한다. 적극적인 ‘시찰’도 마다하지 않는다. 2023년 WBC를 앞두고는 구리야마 히데키 전 일본 야구대표팀 감독이 한국을 방문해 포스트시즌 경기를 봤고 지난해에도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이 비밀리에 KBO리그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현장을 방문해 경기를 지켜보기도 했다. 자국의 리그는 물론 적들의 동향까지 적극적으로 파악한 행보는 국제 대회에서의 호성적으로 연결됐다. 이미 이바타 감독은 “2026년 WBC에서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대거 뽑을 것”이라며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등의 기용 결정을 밝힌 상태다.

류 감독은 대표팀 감독 선임 후 “우리나라는 물론, 다른 팀의 데이터를 확실하게 분석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한 여정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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