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2026시즌 개막을 앞둔 V리그 남자부는 지난 시즌 트레블(컵대회 우승·정규리그 1위·챔프전 우승)을 달성한 현대캐피탈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된다. 2연패를 향한 자신감도 높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15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프로배구 진에어 2025~2026시즌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위(챔피언)에서 개막을 맞는게 아래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마음은 편하다. 각 팀 전력이 좋아진 만큼 방심없이 시즌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토종 거포 허수봉에 절정의 기량을 뽐내는 검증된 외국인 선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 쌍포를 유지했다. 변화라면 전광인을 OK저축은행과 트레이드를 통해 신호진을 영입했고, 아시아쿼터 선수도 덩신펑에서 바야르사이한으로 바뀌었다. 블랑 감독은 “선수들간 호흡을 잘 다듬어가는 과정인데, 이번 시즌에는 더 안정적인 경기를 펼칠 것”이라면서 “지난 시즌에는 팀 개편에 힘을 실었다면, 이번에는 우리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꿈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새 시즌 ‘우승 후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도 ‘현대캐피탈’이라고 답변하며 “계속 챔피언을 향해 나아간다는 마음으로 우리 팀에 투표했다”는 말로 은근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최강 전력으로 평가받는 만큼 현대캐피탈은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공공의 적으로 지목됐다. 다른 6개 팀 사령탑 중 4명도 가장 이기고 싶은 팀으로 현대캐피탈을 꼽았다.
지난 시즌 통합 5연패에 실패하면서 무관에 그친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 팀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다. 대한항공은 새 시즌에도 현대캐피탈과 우승을 다툴 유력 1순위 후보다. 대한항공의 지휘봉을 새로 잡은 브라질 남자대표팀 사령탑 출신의 헤난 달 조토 감독도 본인의 팀을 우승 후보로 꼽으며 “선수들을 믿는다”고 했다. 헤난 감독의 대한항공은 V리그의 전초전인 여수·농협컵(컵대회)에서 우승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대한항공 정한용은 “감독님이 예고한대로 훈련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 그만큼 선수들의 몸상태가 올라와 있다”며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챔피언을 향한다는 목표는 똑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고참 한)선수 형이 잔소리를 많이 한다. 경기나 훈련할 때 더 집중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 선수들 모두 잘 따르고 한다”고 선수단 분위기도 전했다.

대한항공은 베테랑 세터 듀오 한선수와 유광우의 경기 리드가 돋보이는 팀이다. 여기에 외국인 거포 카일 러셀, 일본인 아시아쿼터 리베로 이가 료헤이와 재계약하며 전력 안정을 꾀했다. 지난 시즌 피로 골절로 부진한 간판 선수 정지석의 활약과 대표팀의 주축 아포짓스파이커로 뛴 임동혁(국군체육부대)이 제대하며 시즌 초반 합류하는게 기대 요소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를 하고도 챔프전 진출에 실패했던 KB손해보험도 높은 곳을 바라본다. KB손해보험은 외국인 거포 안드레스 비예나, 아시아쿼터 모하메드 야쿱과 재계약했고,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였던 아웃사이드 히터 임성진을 영입하는 등 과감한 투자가 돋보인다.
레오나르도 아폰소 KB손해보험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출사표와 함께 “우리 팀은 발전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승 후보인 대한항공을 만나 패한 지난 ‘봄 배구’를 떠올리며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패배를 당했기 때문에 챔프전에서 만난다면 꼭 꺾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