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주는 바람 때문에 흰머리가 늘 것 같다.”
전남 해남군 파인비치 골프링크스(파72)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30만달러)에 출전하는 김효주는 이렇게 말했다.
이 대회에 출전하는 주요 선수들이 개막을 하루 앞둔 15일 파인비치 골프링크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올 시즌 LPGA 투어 우승 경험이 있는 김효주, 유해란, 김아림과 신인상 부문 선두 야마시타 미유(일본), 디펜딩 챔피언 해나 그린(호주), 시즌 첫 승에 도전하는 윤이나가 참석했다.
이들은 바다에 접해 있는 파인비치 골프링크스를 매우 아름다운 코스라고 하면서도 대신 바람이 강해 승부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해나 그린은 “오늘도 아침에 시속 30㎞의 바람이 불었는데, 일요일에는 이보다 두 배 강한 바람이 분다고 한다”며 “최종 라운드에는 더욱 안전하게 플레이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효주는 “바다가 잘 보이는 홀은 바람이 정면으로 불고, 주변이 막힌 홀은 종잡을 수 없는 바람이 분다”면서 “요즘 흰머리가 나고 있는데, 이번 대회가 끝나면 하나 더 나있을 것 같다”고 했다.
최근 출전한 5개 대회에서 두 번 준우승을 한 김효주는 “그동안 ‘한끗’ 차이로 몇 차례 우승을 놓쳤지만 좋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말했다.
지난 3월 포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세계랭킹 1위 지노 티띠꾼(태국)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다승자가 된다.
지난 2월 시즌 개막전인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 이어 역시 시즌 2승에 도전하는 김아림도 “(기자회견이 끝나면) 낮게 치는 샷을 연습하러 가야될 것 같다”며 바람과의 싸움을 승부의 변수로 꼽았다.
최근 2개 대회 연속 ‘톱10’에 오른 김아림은 “비시즌 때 열심히 운동한 것이 올 시즌 후반기 흐름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아직 힘이 많이 남은 만큼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대회 코스에서 가까운 영암이 부모 고향인 유해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3주 동안 쉬면서 잘 준비했다”면서 “팬들에게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유해란은 “샷의 탄도가 높아서 바람이 많이 부는 코스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이나는 날씨도 날씨지만 3·4라운드에 약한 ‘징크스’를 깨고 싶다고 했다. 윤이나는 이달 초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2라운드까지 공동 8위, 지난주 뷰익 상하이에선 2라운드까지 2위를 기록했지만 두 대회 모두 최종 순위는 20위 밖으로 밀려났다.
윤이나는 “1·2라운드에서 선두권 경쟁을 하면 욕심을 내면서 힘이 들어갔던 것 같다”면서 “징크스는 꼭 깨고 싶다. 그 무대가 이번 대회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신인상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야마시타는 “이번 대회 코스는 일본 코스들과 비슷하고 관리가 잘 된 것 같다”며 “신인상 수상에 연연하지 않고 매 대회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