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 따른 이공계 인재 유출, 내년 이후 진짜 걱정”

2024-10-17

지역 일반고 우수 인재 이탈 가능성

10대 영재 뽑는 시스템 혁신 지적도

2000명이 늘어나는 의대 입학 정원의 영향이 내년에 본격화할 것이라는 지역 과학기술원 총장의 우려가 나왔다. 증가한 의대 정원 대부분이 지방에 배정될 예정이어서 우수한 지역 일반고 학생들의 이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7일 대전 카이스트(KAIST)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내년 의대 정원이 2000명 늘어날 예정인 것과 관련해 지역 과기원 총장들에게 현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질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과학 분야 특수목적대 형식으로 카이스트를 비롯해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광주과학기술원(GIST)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과기원은 국내 과학 분야 최고 인재를 기르는 교육·연구기관이다.

4대 과기원 가운데 UNIST의 올해 신입생 충원율은 98.3%에 그쳤다. DGIST는 더 낮은 87.5%였다.

박종래 UNIST 총장은 이 의원의 질의에 “데이터상으로 보면 당장 지금은 아니어도 내년이나 내후년 입시부터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답했다.

박 총장은 “내년 의대 증원이 지역 의대 중심으로 추진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UNIST 등 지역 소재 과기원에 들어오던 일반고 학생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예의주시하면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의대 지원이 자유로운 일반고 출신의 우수 학생들이 UNIST와 같은 과기원을 외면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다만 아직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었다. 이건우 DGIST 총장은 “올해 입시 수시모집 현황을 보면 경쟁률이 23 대 1이었다”며 “걱정한 것보다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0대 과학 영재를 선발하고 기르는 방식에서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교육을 받아 고등학교 과정의 과학 분야 영재학교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은 “이런 상황을 개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사교육 때문에 학생들이 다른 적성을 못 찾게 만드는 문제까지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종배 한국과학영재학교 교장은 “2022년 이전까지는 집필고사로 신입생을 선발하다보니 사교육의 영향이 심했다”며 “이를 탈피하기 위해 집필고사를 없애는 전형을 일부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정 분야에서 고도의 집중력과 소질을 보이는 진짜 영재를 찾아내는 전형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과학영재학교는 이 전형으로 신입생 25%를 뽑는다.

최 위원장은 “해당 전형의 비중을 50%까지는 늘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교사의 관찰 평가와 다면 종합평가의 비중을 높이는 전형을 고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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