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누적 수주, 59년 만에 1조달러 달성

2025-01-03

국내 기업들의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이 1조달러를 넘어섰다. 1965년 11월 현대건설의 첫 해외 수주(태국 고속도로 건설) 이후 59년 만이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지난달 1조달러(한화 약 1468조원)를 돌파했다. 대외 여건이 악화한 가운데서도 건설업계가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수주가 연말에 몰리면서 기록 달성이 가능하게 됐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신년사를 통해 '1조달러 달성'을 지난해 성과로 꼽으며 "국가 경제 성장에 큰 힘을 보탰다"고 밝혔다.

지난해 해외건설 연간 수주액은 정부가 목표치로 잡은 400억달러를 넘지는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2015년(461억달러)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해외건설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1∼11월 해외 수주액은 326억9000만달러이며, 12월 수주액은 아직 공표되지 않았다.

해외 건설 수주액은 호황기인 2010년 716억달러에 이르렀으나 중동 발주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점차 줄어들며 2019년 223억달러까지 급감했다. 이후 다시 반등하며 2021년 306억달러, 2022년 310억달러, 2023년 333억달러 등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증가했다.

작년에는 중동 수주가 실적을 이끌었다. 2023년 해외수주액의 34%를 차지했던 중동 비중은 50%가량으로 늘어났다. 그 해 현대건설의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50억8000만달러)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잭폿' 수주가 이어진 덕분이다.

지난해 4월 삼성E&A와 GS건설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로부터 60억8000만달러 규모의 파딜리 가스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이는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수주한 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는 단순 도급 공사 위주의 해외건설 수주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투자개발형 수주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개발형 사업은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참여자가 부담하며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손익을 지분에 따라 분배해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우리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액 중 투자개발형사업 비중은 2018∼2022년 5년간 연평균 5.1%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0%대로 늘었다.

한편, 해외수주 1조달러 돌파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이 나왔지만 정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당초 국토부는 1조달러 달성 때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계획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으로 행사 등 홍보 계획이 대폭 축소된 상황이다. 올해는 대외 경제 여건 상 해외수주 전망도 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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