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 인스트루먼트가 양자 센서를 활용해 신경 신호를 비침습적으로 감지하고 이를 통해 보조기구를 제어하는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고 4일 밝혔다. 이 기술은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QHMI 컨소시엄에 의해 개발되고 있으며, 기존 전극 이식 방식의 침습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조기구를 제어하기 위해 신체의 신경 신호를 감지하는 기술은 기존에 전극을 이식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으나, 전극의 손상이나 위치 이동 문제로 인해 한계가 있었다. 이에 QHMI 컨소시엄은 양자 센서를 활용, 피부를 통해 매우 작고 빠른 신경 신호를 감지하며 이를 기반으로 보조기구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Cluster4Future QSens’ 프로젝트를 이끄는 슈투트가르트 대학의 옌스 안더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양자 센서를 활용한 최초의 실제 응용 사례 중 하나”라며 “초기 테스트 결과 양자 센서가 피부를 통해 근육으로 전달되는 신경 신호를 성공적으로 감지할 수 있을 만큼 민감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심지어 팔뚝에 남아 있는 소량의 근육만으로도 신경 신호를 감지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는 피부를 손상시키지 않고도 뇌 내부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펨토테슬라(femtoTesla) 수준의 민감도를 달성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스펙트럼 인스트루먼트의 초고속 디지타이저(M5i.3357)와 임의 파형 발생기(M4x.6631)를 사용해 신경 신호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특정 용도용 집적 회로(ASICs)와 광집적 회로(PICs)를 설계하고 있다. 양자 센서 기술의 핵심은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광학 감지 자기공명(ODMR) 장치다.
이 장치는 질소-공공 결함(NV 센터)으로 도핑된 다이아몬드를 사용하며, NV 센터는 순전자 스핀을 가지고 있어 작은 막대 자석처럼 작동한다. 녹색 레이저 빛을 비출 경우 붉은 형광 신호를 방출하며 적절한 마이크로파 자기장을 적용하면 외부 자기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를 통해 신체의 신경 신호를 극히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NV 센터 스핀을 제어하기 위해 마이크로파 송신기를 사용해 생성한 마이크로파 자기장을 활용하고 있다. 이 송신기의 기저대역 신호는 임의 파형 발생기로 생성되며 반송파 신호의 위상과 진폭 변조를 제공해 실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이상성에 강하게 작용한다. 생성된 형광 신호는 뉴럴 자기장 정보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 신호는 광다이오드로 포착돼 증폭, 필터링, 디지털화 과정을 거친 뒤 고급 신호 처리에 사용된다.
스펙트럼 인스트루먼트의 디지타이저 플래그십 모델 M5i.3357은 샘플링 속도 10 GS/s와 12bit 수직분해능을 제공한다. 임의 파형 발생기(M4i.6631)는 출력 속도 1.25 GS/s와 16bit 수직분해능을 갖추고 있다. 이 디바이들은 매우 높은 동적 범위와 우수한 노이즈 성능을 제공해 미세한 신경 신호를 분석하는 데 필수적이다. 고급 펄스 자극 방식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100MHz 이상의 대역폭도 충족한다.
현재 개발 중인 양자 센서 프로브는 성냥갑 크기이며 향후 약 1㎤로 축소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컨트롤 박스를 소형화하고 배터리 수명을 하루 이상으로 연장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보조기구 사용자는 하루 동안 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며 3~4년 내로 시장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