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업계가 해외 단체급식사업 확대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소비자들의 한식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높아지면서다. 단체급식 업체들은 전문 조리 인력을 해외에 파견하고 반조리 한식용 식재료와 가정간편식(HMR) 활용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워홈·현대그린푸드(453340)·삼성웰스토리 3사가 해외에서 운영 중인 단체급식 사업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13개를 기록해 2020년 보다 23.7% 늘었다. 해외 사업 초기에는 주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했지만 최근에는 현지 기업의 러브콜도 이어지는 추세다. 삼성웰스토리는 해외 급식 사업장 중 현지 업체를 포함한 그룹사 외부 기업의 비율이 최근 80%를 기록할 정도로 높아졌다. 아워홈의 베트남 단체급식 중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업장의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53%까지 증가했다.
국내 급식업계의 이 같은 해외 사업 확장에는 ‘K푸드’ 열풍이 있다. 아워홈은 중국 단체급식 사업장 중 70%에서 한식 코너를 고정으로 운영중이다. 최근 사업을 확장 중인 베트남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46%의 매장이 상시 한식 코너를 갖고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미역국과 된장찌개 등 국·탕류 메뉴의 인기가 많고, 베트남은 닭강정·제육불고기 등 반찬 메뉴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한식 선호 현상은 다른 단체급식 업체도 마찬가지다.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한 달 간 해외 단체급식 사업장에서 한식 코너를 선택하는 고객 비중이 15% 포인트 증가했다. 삼성웰스토리 해외 사업장에서도 한식이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삼성웰스토리가 헝가리에서 운영중인 한 사업장은 오픈 직전 3개월 대비 한식 코너 이용률이 3배 급증했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한개였던 이 사업장 한식 코너를 최근 2개로 늘렸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 아워홈 "2026년 상반기 상장 목표"
- 한화도, 구지은도 자금 마련 총력전…아워홈 매각 꽃놀이패 쥔 구본성 [시그널]
- 멕시코서 컵떡볶이 등장…아워홈, K푸드 단체급식 늘린다
- "조지아공장 점심메뉴 잡채밥" K푸드 전도사 현대그린푸드
높아진 한식의 인기와 더불어 국내 급식업체들의 메뉴 구성 능력도 해외 사업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그린푸드는 한식에 익숙하지 않은 현지 조리 인력도 쉽게 메뉴를 만들 수 있도록 반조리 식자재와 가정간편식(HMR)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경기 성남시에 둔 자체 시설인 ‘스마트 푸드센터’가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아워홈은 떡국·삼계탕·비빔밥·떡볶이 등 K푸드 코너를 운영하기 위해 한국에서 전문 영양사와 조리사를 현지에 파견한다. 삼성웰스토리가 운영하는 베트남 사업장은 현지 박닌 지역에서 한식 조리에 특화된 인력을 육성해 현장 배치했다. 단체급식업계 관계자는 “드라마·영화에 나온 메뉴나 K팝 아이돌이 즐기는 음식을 경험하고자 하는 수요가 높아졌는데 한국 기업이 제대로 된 한식을 제공한다는 입소문이 일었다”고 설명했다.
급식업체들은 향후에도 한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현대그린푸드는 미국·중국·중동 등에도 한식 메뉴를 빠르게 넓히기로 했다. 현재 평균 20% 수준인 한식 메뉴 비중을 사업장별 국적과 선호도 등을 고려해 30~50%까지 높일 예정이다. 삼성웰스토리는 2022년 기준 12%였던 해외 매출 비중을 2033년까지 3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또 다른 단체급식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K푸드 열풍 덕에 사업 확대가 한결 용이해졌다”면서 “앞으로는 식자재 부문도 해외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