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ESS 중앙계약시장 우협대상자 이번주 발표 유력
LG엔솔·SK온 LFP, 삼성SDI NCA 배터리로 제안서 제출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정부가 전력 계통 불안정과 발전소 출력 제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는 1조원대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 사업의 첫 번째 입찰이 임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쟁의 향방이 '가격, 안전성, 기술력' 세 가지 핵심 경쟁력을 얼마나 고르게 확보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좌우될 것으로 전망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가 발주한 '2025년 제1차 ESS 중앙계약시장'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가 이르면 이번 주 발표된다.
이 사업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높은 호남과 제주, 강원 경북 일부 지역의 전력 계통을 안정화하기 위해 대규모 ESS를 도입하는 사업이다. 내년 연말 준공이 목표다. 설비 규모는 총 540메가와트(㎿)로, 총사업비는 최소 1조5000억에 달한다.
이번 ESS 입찰에는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나란히 참여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삼성SDI는 삼원계(NCA) 배터리를 기반으로 제안서를 제출해 기술 구도상 이원화된 양상이다.
실제 경쟁 입찰은 가격(60점)과 비가격(40점) 항목을 합산해 낙찰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중 가장 비중이 큰 항목은 가격으로, 최저가를 기준으로 한 상대평가 방식이 적용된다.
업계에 따르면 LFP 배터리는 기존 NCM 또는 NCA 계열 배터리보다 10~15% 저렴해 가격 부문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LFP 배터리는 40점 만점인 비가격 항목에서도 상대적 우위가 점쳐진다. 발화 가능성이 작고 열 안전성이 높다는 특성이 있어서다. 실제로 ESS 화재 사고로 국내 ESS 시장이 위축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안전성은 실질적인 정성 평가의 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비가격 항목에는 산업 및 경제 기여도(24점), 화재 및 설비 안전성(22점), 기술 능력(16점), 주민 수용성(10점) 등으로 구성된다.
배터리 3사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전반적인 평가에서 앞설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ESS용 LFP 양산 경험을 갖췄다. 가격과 안정성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했을 때 가장 앞서있다는 것이 업계 내부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평가를 위해 세계적인 안전인증기관인 UL솔루션의 미국의 UL9540A 안전 기준을 충족했으며 모듈 단위에서 화재 전이 차단이 가능해 높은 안전성까지 확보했다. 열 폭주 현상이 없어 별도 소화 설비 없이 외부 냉각수나 자연 환기만으로도 현장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 미국화재예방협회 기준(NFPA 855)과 국제소방규정 등 주요 ESS 안전 기준에서 요구하고 있는 대형 화재 모의시험도 안전하게 통과했다.
특히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 생산공장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국내 생산만으로는 대규모 공급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SK온은 역시 국내외 ESS 프로젝트 경험과 대규모 라인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IHI 테라썬과 협력해 북미 ESS 프로젝트에 배터리 공급과 시스템 통합 파트너로 참여한 바 있다. 다만, 아직 LFP 양산 경험이 없다는 점은 평가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SDI는 울산 공장에서 ESS용 배터리 셀을 생산하고 있어 산업 및 경제 기여도 부문에서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 항목은 단순한 셀 생산 외에도 핵심부품의 안정적 공급, 고용 창출, 지역산업 연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에 국내 생산공장을 운영하면서 ESS 셀 외 작업도 국내에서 수행할 계획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역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정부는 2038년까지 약 20기가와트(GW)의 ESS를 설치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추가 입찰이 예정된 상황으로 배터리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이번 입찰의 핵심은 비용과 안전성, 기술력 및 공급 역량을 두루 갖춘 솔루션이 얼마나 균형 있게 평가받느냐에 달려 있다"며 "여러 고려 요소가 있지만 가격·안전·기술력 등 기본적인 면에서 우위를 점한 LFP와, 이를 바탕으로 삼원계 배터리가 어떻게 반전을 꾀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