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을 빠져나가면
큰 신작로가 나온다.
어머닌 30걸음 골목을
빠져나가기 위해
30년이 걸렸다고 했다.
<감상> ‘2025 대구신문 신춘 디카시 공모대전’에 선정된 대상작품입니다. ‘빈곤’을 상징하는 ‘빈민촌의 좁은 골목’에서 ‘탈빈곤’을 의미하는 ‘신작로’로 나오기까지의 어머니 생애를 30이란 숫자로 탁월하게 함축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참고 되기를 바라며, 윤일현 시인의 심사평 일부를 옮깁니다.
“올해도 600명이 넘는 응모자가 2천여 편의 디카시를 응모하여 그 폭발적 호응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어려운 사회·경제적 상황을 반영하는 듯 고단한 삶과 가족 관련 서사가 많았다. 상당수의 작품이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상투적인 소재여서 아쉬웠다. 일부 작품은 창작의 고뇌와 각고의 퇴고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느끼게 했다. 사진에 억지로 맞춘 시, 사진과 상응하지 않은 시, 너무 밋밋하고 평면적이어서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지 못하는 작품도 적지 않았다. 응모작이 보여주는 장단점 모두 디카시가 발전해 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입상한 분들에게 박수를, 응모한 모든 분들에게 건필과 정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