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비 늘리고 혜택은 줄이고"...카드업계 향한 날선 지적

2024-10-16

【 청년일보 】 최근 카드업계가 고액 연회비의 프리미엄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면서 올해 상반기 연회비 수익이 7천억원을 돌파했다.

반면 무실적이나 적은 실적에도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혜자카드'의 단종 행렬이 이어지고, 무이자할부 혜택은 축소되면서 카드업계를 향한 고객들의 날선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하나·우리·롯데·BC카드 등 전업카드사 8곳의 올 상반기 누적 연회비 수익은 7천84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 상반기 누적 연회비 수익이 6천434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같은 기간 대비 약 10% 증가한 수치다.

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이 증가한 것은 카드업계가 낮은 가맹점 수수료율과 조달비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연회비가 높은 프리미엄 카드를 집중적으로 출시해 일부 최상위층 고객 위주의 마케팅 전략에 치중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용카드사는 프리미엄 카드의 발급대상이 일반 고객층에 비해 소비 여력이 큰 고소득층 중심이라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카드론 등 대출상품의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낮아 건전성 관리에도 용이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고가의 연회비를 납부해야 하는 프리미엄 상품에 집중하면서 대다수 고객이 즐겨 사용하는 '혜자카드'는 단종하는 영업행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8개 카드사가 올해 상반기에 단종한 신용·체크카드 수가 총 373개로 지난해 단종 건수(458개)의 81%를 넘어섰다. 특히 체크카드는 상반기에만 91개를 단종해 통계 집계(2017년) 이래 가장 많았다.

대표적으로는 BC카드의 자체 카드상품인 '始發(시발)카드'의 신규 발급이 지난달 30일부터 중단됐다. 해당 카드는 실적이나 한도 제한 없이 0.7%를 할인받을 수 있어 카드 소비자들 사이에서 무실적 카드로 인기를 끌었다.

아울러 우리카드도 전월 실적과 관계없이 국내외 가맹점 1% 무제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의정석 에브리원' 상품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또 온라인몰, 학원, 병원·약국, 할인점, 이동통신 5개 업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전월 실적에 따라 1.0~5.0%의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신한카드의 '하이포인트 나노카드'와 도서금액 5% 청구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교보문고 KB국민카드'도 단종 행렬에 들어섰다.

게다가 무이자 할부 혜택과 같은 고객 혜택도 줄이고 있다. 지난 2022년 말까지만 해도 카드사들은 무이자 할부 혜택을 최장 12개월까지 제공했지만, 현재 대부분의 카드사는 최장 3~5개월 수준의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할 뿐이다.

이와 관련해 카드업계는 업황 악화로 인해 고객 혜택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조달 비용이 상승했고, 카드사의 본업인 가맹점 수수료가 낮아지고 있어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는 불가피하게 단종하거나 발급을 중단시키고, 무이자 할부 혜택을 축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었지만, 고금리 시기에 발행한 채권을 모두 차환하기 전까지는 카드사의 재무 부담이 여전히 높은 만큼, 고객 혜택을 다시 확대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신한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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