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에서, 제주에서···초유의 KS 2경기, 23일 광주는 뜨거운 야구 열기에 종일 북새통

2024-10-23

초유의 서스펜디드 경기 여파로 하루에 한국시리즈 2경기가 열린 2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6회부터 재개된 1차전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경기장 바깥은 이미 2차전을 위해 몰려든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1차전 재개가 오후 4시, 2차전 개시는 1차전 종료 후 1시간 뒤가 예정이었는데 1차전이 열리기도 전인 오후 3시 무렵부터 팬들이 몰렸다.

연이틀 내린 비로 날씨도 쌀쌀했지만 7년 만의 통합 우승을 염원하는 광주 팬들에겐 문제 될 것이 없었다. 길게 줄을 선 채로 몇 시간을 기다리면서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유니폼을 맞춰 입은 팬들은 저마다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바로 옆 경기장 안에서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봤다. 경기장에서 함성이 터져 나올 때마다 2차전 입장을 기다리는 팬들도 함께 들썩였다. 몇 초 시차를 두고 여기저기서 박수 소리가 이어졌다.

광주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이용환씨(48)는 직원 4명과 같이 2차전을 보러 왔다. 오후 3시부터 기다렸다. ‘왜 이렇게 빨리 왔느냐’는 말에 이씨는 “차도 막힐 것 같았고, 조금이라도 빨리 현장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고 있다가 비로 다시 열리긴 했지만 역전할 수 있다고 믿었다. 시즌 때 삼성한테 강하기도 했고, 1차전 비도 KIA 쪽에 뭔가 좋은 기운을 주는 것 같았다”고 웃었다.

이씨와 함께 한 직원 중 1명인 임동현씨는 멀리 파라과이에서 왔다. 1986년에 이민을 나가 일을 해왔다. 현재에서는 로베르토라는 이름을 쓴다. 한국을 떠난 지 이미 40년이 다 되어간다. 임씨는 “회사 일정도 마침 겹쳐서 한국에 왔다. 계속 메이저리그만 보다가 평생에 한 번은 한국시리즈를 보고 싶다고 했더니 대표님이 표를 끊어 주셨다”고 했다. 이씨는 멀리서 온 직원을 위해 김도영 이름을 새긴 유니폼까지 선물했다. 임씨가 뒤로 돌아 ‘김도영’ 이름을 보이며 웃었다.

김용철씨(37) 일행 4명은 제주도에서 왔다. 같이 사회인야구를 하는 친구들이다. 응원하는 KIA의 우승을 보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 오후 2시부터 와서 기다렸다. 전날에도 일찌감치 경기장까지 왔다가 비로 경기가 연기되면서 발길을 돌렸다. 일정이 미뤄지면서 연차도 하루 더 늘렸다. 그렇게 몇 시간을 기다렸지만 전혀 힘들지 않다고 했다. 응원하는 팀이 우승하는 게 그만큼 간절하다.

오후 5시28분, 1차전이 끝났다. 그제 6회까지 0-1로 지고 있던 KIA가 5-1로 경기를 뒤집으며 1차전을 이겼다. 몇 시간을 서서 기다린 팬들이 행복한 표정과 함께 입구로 부산하게 움직였다.

입장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모인데다, 1차전 관중이 다 빠져나간 이후에야 재입장을 할 수 있다 보니 인파가 서로 겹쳤다. 오후 6시30분 2차전이 시작하고 10분이 넘도록 입구로 향하는 긴 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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