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파니 키리아쿠(호주)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에서 1 홀인원, 1 도움을 기록했다. 2라운드에는 자신이 홀인원을 하고, 최종 라운드에는 자신의 공을 맞춘 선수가 홀인원을 하는 흔치 않은 일이 생겼다.
이번 대회 2라운드 8번 홀에서 생애 첫 홀인원을 한 키리아쿠는 4일 끝난 최종 라운드 5번 홀에서도 거의 홀인원을 할 뻔했다. 티샷한 공이 홀에 들어가는 듯 하다가 옆에 멈춰섰다. 홀과의 거리는 2~3㎝에 불과했다.
키리아쿠는 생애 두 번째 홀인원을 기록하는 대신 생애 첫 홀인원 도움을 올렸다. 이날 그와 같은 조로 경기 한 미미 로즈(잉글랜드)가 키리아쿠의 공 덕분에 홀인원을 했기 때문이다.
키리아쿠에 이어 로즈가 티샷한 공은 그린 앞쪽을 맞고 서너 번 튄 다음 키리아쿠의 공을 향해 굴러갔다. 그리고 키리아쿠의 공과 부딪히더니 방향을 살짝 바꿔 홀로 빨려들어갔다. 키리아쿠의 공이 없었다면 홀을 스쳐갔을 공이 홀인원이 된 것이다.

키리아쿠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경기 중에는 로즈의 공이 내 공을 맞고 들어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냥 관중들의 함성 소리만 들렸다”며 “방금 영상을 봤다”고 했다.
이어 자신이 골프계에서 가장 행운을 몰고다니는 선수인 것 같으냐는 질문에 “맞다. 로즈는 그렇게 말하지 않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1번 홀(파4)에서 트리플 보기, 3번 홀(파4)에서 보기를 하며 4타를 잃고 있던 키리아쿠는 이 홀 탭인 버디를 시작으로 버디 5개를 잡아내며 한 타를 줄여 최종 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8위에 올랐다. 전날 보다 순위를 3계단 끌어올린 키리아쿠는 메이저 대회에서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로즈는 이날 홀인원을 하고도 2타를 잃어 최종 합계 1언더파 287타, 공동 19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