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타려다 타버리겠네...영등포역 정류장 42.6도 찍었다

2025-07-31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서울 시내 주요 중앙버스전용차로에 설치된 정류장의 평균 온도가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예 40도를 넘어선 버스정류장들도 있었다.

이는 환경 관련 시민단체인 ‘그린코리아포럼(대표 김영순)’이 지난달 27~28일 낮 시간에 서울 시내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장 13곳 ▶가로변 정류장 9곳 ▶에어컨 설치 정류장 1곳 ▶스마트 쉘터 정류장 3곳 등 모두 26개 정류장의 온도를 측정한 결과다.

포럼 측은 초정밀센서를 부착한 디지털 온도계를 사용해 현장 도착 후 15분 이상 기다렸다가 측정을 시작해 온도 변화가 더는 없는 시점에 온도를 기록하고, 측정을 마치는 시점에 기상청 온도를 실시간 검색해 비교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에 따르면 도로 한가운데에 설치된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장의 온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틀 사이 측정된 온도는 평균 39.1도로 당시 기상청이 발표한 온도(35.7도)보다 3.4도 높았다.

특히 영등포역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장은 42.6도로 기상청 발표 온도인 35.4도보다 무려 7.2도나 더 뜨거운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산역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장도 측정 온도가 41.0도로 기상청이 발표한 지역 온도(34.7도)에 비해 6.3도나 높았다.

포럼 관계자는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장은 도로 중앙에 위치해 아스팔트 복사열 등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며 “그늘이 있으면 체감온도가 조금 낮아지지만, 정류장 구조상 햇빛에 노출되면 40도를 웃도는 상황이 된다”고 설명했다.

가로변에 설치된 정류장도 뜨겁기는 마찬가지였다. 가로변 정류장의 평균 측정온도는 37.4도로 기상청이 발표한 주변 지역 온도(35.6도)보다 평균 1.8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합정역 홀트아동복지회 정류장은 37.1도로 지역 온도인 34.6도보다 2.5도 높았다.

반면 별도의 대기공간에 에어컨이 설치된 스마트 쉘터 정류장(스마트 버스정류장) 내부는 주변 온도보다 낮아 상대적으로 쾌적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스마트 쉘터 정류장의 평균 온도는 30.8도로 주변 지역 온도(36.0도)보다 5.2도 낮았다. 세검정초등학교 스마트 쉘터 정류장의 경우 실내가 28.9도로 주변 지역 온도(35.5도)에 비해 6.6도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스마트 쉘터 정류장 확대 등 보다 적극적인 폭염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럼의 임삼진 운영위원장은 “버스정류장은 고령자·노약자 등 취약계층이 불볕더위에 집중적으로 노출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위기감을 갖고 비상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 측은 서울시 등에 ▶에어컨 설치 및 스마트 쉘터 정류장 확충 ▶그늘막 확대 설치 등 정류장 환경 개선 ▶정기적인 정류장 온도 모니터링을 통한 실제 상황 정보 제공과 개선책 마련 같은 강력한 폭염 대비방안을 촉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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