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쇄살인마 등 중범죄자들이 다수 수감된 인도의 한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술파티를 즐기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다.
9일(현지시간)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벵갈루루 중앙 교도소에서 촬영된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되고 있다. 영상에는 죄수들이 일회용잔에 담긴 술을 마시고 과일과 땅콩을 안주삼아 술파티를 즐기거나, 휴대전화와 텔레비전을 보는 등 교도소에 수감된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모습이 담겼다.
벵갈루루 중앙 교도소는 보안 공백으로 이미 한 차례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전날 공개된 영상에는 얼굴이 잘 알려진 중범죄자들이 등장해 더 큰 공분을 샀다.
영상에는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IS) 모집책인 주하이브 하메드 샤켈 마나가 등장했다. 자금을 모으고 무슬림 청년들을 급진화해 불법적으로 시리아로 보낸 뒤 ISIS에 가입시킨 인물이다. 영상에서 그는 라디오와 텔레비전 소리를 배경삼아 편안하게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차를 마셨다.
또 다른 영상에는 18건의 강간 및 살인 사건에 연루된 우메쉬 레디가 휴대전화와 태블릿PC를 편하게 사용했다. 그의 수감실 안에는 텔레비전이 버젓이 자리잡고 있다. 과거 대법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2022년 정신 질환을 이유로 30년형으로 감형된 흉악범이다. 이후 추가 검사에서 의학적 문제가 없다고 판정됐다.
두 사람 외에 인도 경찰 서비스(IPS) 고위급 관료 딸에게 금을 공급한 밀수 네트워크의 배후, 타룬 라주의 모습도 확인됐다. 그는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교도소 안에서 요리를 즐겼다.
이른바 VIP 수감자들의 호화로운 생활이 공개되자 인도 전역은 분노로 들끓었다. 카르나타카 정부의 야당 BJP는 벵갈루루에 있는 시다라마야 총리의 관저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악명 높은 범죄자와 테러리스트를 위한 안전한 피난처를 만들고 있다'며 의회 정부를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카르나타카 내무부 장관 G 파라메쉬와라는 사건과 연루된 교도소 관계자들에게 엄격한 경고 조치를 내리고 사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면서 “이런 종류의 사건은 이제 더 이상 일어나서는 안 된다. 직원수가 적다는 변명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기존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를 정확히 수행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