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인생 후반전, 알면 알수록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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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직장은 ‘도로 위 공기업’이라 불리는 한국도로공사였다. 직원들에게 대학 교육을 시켜주는 건 물론, 자녀들 학자금도 다 대줄 정도로 안정적이고 좋은 회사였다. 회사의 이런 혜택은 아이가 넷인 나 같은 사람에게 결코 무시 못 할 복지였다.
그러던 와중에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터졌다. 회사는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대규모 인원 감축 얘기가 나왔다. IMF가 아니더라도 언젠가 사라질 일자리라 생각했다. 무작정 버틸 게 아니라, 차라리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다른 일을 찾자고 결심했다.

그렇게 41세 젊은 나이에 희망퇴직을 했다. 아직 중학생·초등학생인 네 아이를 생각하면 한시도 쉴 수 없었다. 당시 양계장에서 일을 배우던 아내를 따라 본격적으로 양계 사업에 뛰어들었다.
나는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의미의 신조어) 투자를 감행했다. 회사에서 받은 퇴직금과 위로금, 1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며 모아놓은 여윳돈은 물론, 은행 대출까지 끌어다 닭 10만 마리를 구했다. 여러 농가가 공동으로 닭을 키우는 대규모 농장에 내 자리를 마련하고 양계를 시작했다.
거래처가 든든한 대기업인 하림이라 판로 걱정도 없었다. 첫 몇 개월간 월 500만원 수입이 안정적으로 들어온다 싶었다. 쑥쑥 자라는 닭들을 보면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를 만큼 뿌듯했다.
그런데 1999년 초겨울, 조류독감이 창궐했다. 보통 닭은 35일 정도 키우면 출하하는데, 33일 된 닭들이 픽픽 쓰러졌다.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몸부림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퇴직 2년도 채 안돼, 나는 닭 10만 마리를 고스란히 폐사시켜야 했다.
닭들을 다 땅에 묻고 양계장을 찾았더니, 닭들이 뛰놀던 자리에 눈이 하얗게 쌓여 있었다. ‘하나님이 깨끗하게 정리해 주셨구나’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달랬다.
이제 인간 김갑철(68)에게 남은 거라곤 처자식, 그리고 빚 7000만원뿐이었다. 희망퇴직에 이어 양계장 사업이 망하자, 나 한 사람의 잘못된 선택으로 온 가족이 고통을 겪게 됐다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했다. 슬픔과 괴로움에 빠지는 것조차 감정의 사치였다. 처자식을 먹여 살리려면 당장 일거리부터 찾는 게 급선무였다.

(계속)
갤로퍼를 탄 채 아내와 며칠을 헤매고 다녔을까. 어느 날 허름한 찐빵집 하나가 눈에 쏙 들어왔다. 유난히 추운 겨울, 조그만 가게에서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몽실한 찐빵을 보니 문득 어릴 적 모내기를 하다 새참으로 나온 찐빵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가만 보니 종잣돈이 많이 들어갈 것 같지도 않았다. 또 밀가루와 팥만 들어가는 새하얀 찐빵은 다른 길거리 음식보다 훨씬 깔끔하고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전국 찐빵 맛집을 돌며 어깨너머로 반죽 만드는 법, 팥 삶는 법 등을 익혔다.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 자식 이름을 내건 ‘슬지네 찐빵’을 시작했다.
이 찐빵은 나와 우리 가족의 운명을 바꿔놨다. 이때 시작한 찐빵집을 26년째 이어오며 자식 넷과 함께 가족 사업으로 일궜다. 전국 각지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우리 찐빵 가게에 찾아오고, 나는 ‘철탑산업훈장’을 받는 등 유명해졌다.
투박하고 저렴한 서민 간식인 찐빵으로 어떻게 빚더미에서 벗어나 대를 잇는 가업으로 삼을 수 있었을까? 네 자녀와 함께 탈 없이 가족 사업을 일궈온 노하우, 자식들에게 사업체를 물려준 뒤 내가 찾은 마지막 직업까지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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