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회사채 만기연장 기로에

2024-11-20

21일 사채권자 소집 공고

재무약정 위반 해소 목적

재무 상황 악화로 롯데케미칼 회사채의 기한이익상실 위기가 닥쳤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사채권자 집회 소집에 나섰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21일 회사채권자 집회 소집 공고를 낸다. 롯데케미칼이 발행한 회사채에 재무약정 위반 사유가 발생해 이를 해소하려는 목적이다. 롯데케미칼의 공모 회사채에는 원리금을 갚기 전까지 일정 재무비율을 유지하는 약정이 포함돼 있다. 기준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 200% 이하, 3개년 평균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자비용 5배 이상 두 가지다. 이 조건을 지키지 못하면 회사채의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한다. 두 조건 중 이자보상배율이 현재 5배 아래로 떨어져 기한이익상실 위험이 생겼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으로는 이 배율이 5.9배였지만 3분기 분기보고서 기준으로는 3개년 평균 이자보상배율 추정치가 4.3배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번 분기보고서 공시상 EBITDA는 2977억원, 이자비용은 3197억원으로 배율이 0.9배로 매우 낮아져 당분간 이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게 됐다. 올해 4분기에도 당장 큰 개선이 되기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롯데케미칼 회사채 관리계약서에는 교차 부도 조항이 있어 한 회사채에만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해도 나머지 회사채까지 연쇄적으로 기한이익상실 상태가 된다. 현재 롯데케미칼 회사채는 총 2조3000억원 규모다. 추가로 롯데건설이 롯데케미칼의 보증을 받아 발행한 채권 8400억원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금융당국, 물밑협의 착수 채권자 유예 동의가 관건

 이에 롯데케미칼은 사채권자 동의를 얻어 일시적 적용 유예(웨이버)를 받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계약상 사채권자집회의 결의가 있는 경우, 3분의 2 이상을 보유한 사채권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 기한이익상실 원인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현재 롯데케미칼의 사업 부진으로 영업이익을 많이 낼 수 없는 상황임을 고려해 주요 채권자가 일시적 적용 유예에 동의할 것으로 알려진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6월 미즈호은행에서 빌린 장기차입금 관련 재무약정 사항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7월 웨이버를 받아 위기를 넘긴 바 있다.

 재무비율 약정 중 이자보상배율 조항을 삭제하는 안도 언급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9월 회사채 발행 때 재무비율 조항에서 이자보상배율 5배 이상 유지 조건을 삭제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관련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관련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다만 롯데케미칼의 현금과 기업한도 대출 미사용분을 고려하면 당장 큰 문제가 생길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 재무약정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일시적 적용 유예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롯데 측이 사채권자로부터 관련 규정에 대한 일시적 적용 유예를 받지 못하고 자체 보유 현금으로 회사채를 상환하면 재무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요 채권자와 정부 당국은 일단 채무상환 유예를 해줄 것인지를 놓고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유동성 위기설이 과장된 측면이 많다면서도 롯데케미칼의 사업 환경이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는 만큼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이러한 경우 사채권자 동의를 얻어 일시적 적용 유예를 받았기 때문에 큰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최근 증권가에서 퍼졌던 롯데그룹 유동설 위기에도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공시를 한 것"이라면서 "다만 롯데케미칼 실적이 안 좋고, 건설도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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