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그림자... SK證, 부실 자회사에 '발목'

2024-11-19

올 3분기 누적 영업손실 764억원

순손실 역시 525억원... 상당 수준

실적 감소세... '최대주주 변동' 변곡점

자회사 실적 부진에 경영지원 부담 커져

배당 증가에 PF 충당금까지 '악재' 산적

'경영총괄' 전우종 대표 책임론도 대두

실적 부진을 이어 온 SK증권이 올해 상당 규모의 연간 적자를 기록하며 '한파'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대주주 변동과 함께 사업 다각화 등의 명목으로 인수한 자회사가 그 발목을 잡았다. 경영 지원 부담은 물론 충당금 등 다른 이유까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전우종 대표에 대한 책임론까지 부상 중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증권의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은 12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까지 회사의 누적 영업손실은 764억원에 달한다.

순손익도 다르지 않다. 3분기 SK증권의 순이익은 9억원 수준이다. 전 분기(순손실 476억원) 대비 흑자 전환되긴 했지만, 3분기까지의 누적 순손실은 525억원에 달한다. 만약 4분기까지 미진한 실적이 이어지는 경우 연간 손실 규모가 상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증권의 실적은 감소세를 그렸다. 2021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400억원, 414억원에 달했다. 그러다 2022년 2867억원, 86억원까지 줄었고 지난해는 2622억원, 31억원까지 축소됐다.

부진한 실적 이면에는 자회사 부담을 비롯한 각종 비용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2018년 7월 30일, SK증권의 최대주주가 기존 SK에서 J&W BIG 유한회사로 변경됐다. 해당 회사는 사모투자전문회사 설립 자본시장법상 투자목적회사로, 사모펀드(PEF) 운용사 J&W 파트너스가 SK증권의 지분 인수, 경영 참여 등을 목적으로 설립한 곳으로 알려졌다. 3분기 말 기준 J&W BIG 유한회사는 19.44%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SK증권은 변화를 맞았다. 우선 사업 영역 확장, 다각화 등을 위해 자회사를 인수했다. SK증권이 2020년 이후 인수한 자회사는 ▲SK Securities Investment Asia ▲SKS프라이빗에쿼티(PE) ▲트리니티자산운용 ▲엠에스상호저축은행 ▲피티알자산운용 등 5곳이다.

문제는 자회사에 대한 지원 부담이 존재하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자회사에서 이익을 낸 시기가 있다고 한들, 그 규모가 워낙 작아 영향이 미미하다. 2021년 다섯 곳의 자회사는 연간 최소 10억원, 최대 30억원 가량의 이익을 냈으나 이후 전반적인 감소 양상을 보였다.

자회사별 실적을 살펴보면 우선 SK Securities Investment Asia Limited의 경우 순손익은 ▲2021년 25억원 ▲2022년 -49억원 ▲2023년 -30억원 ▲2024년 상반기 -2100만원 ▲2024년 3분기 -57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손실 폭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적자를 지속 중이다.

트리니티자산운용은 2021년 30억원 순이익을 낸 뒤 2022년 적자 전환, 이를 지속하다 올해 3분기 7억 3200만원의 순손실을 보였다. 엠에스상호저축은행도 인수 바로 다음 해였던 2022년 42억원의 흑자를 시현했지만 지난해 6100만원 손실로 돌아선 뒤 올해 상반기 151억원, 3분기에는 153억원의 손실을 지속했다.

피티알자산운용은 2021년 15억원 순이익에서 2022년 적자 전환, 지난해 약 9억원 순익을 냈다. 올 3분기에는 6200만원 손실을 봤으나 SK증권은 지난달 해당 회사에 대한 보유 지분을 전량 처분했고, 이에 더 이상의 영향을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SKSPE가 부담을 덜고 있다. SKSPE의 순손익은 ▲2021년 10억원 ▲2022년 19억원 ▲2023년 38억원 ▲2024년 상반기 35억원 ▲2024년 3분기 41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SK증권은 해당 기업들을 편입한 이상 지원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2022년 말 회사는 엠에스상호저축은행의 유상증자를 위해 180억원을 지원했다. 당시 해당 자금은 SK증권의 자기자본 중 2.91% 수준으로, 큰 규모는 아니었다. 그러나 업계는 향후 부담이 전이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언급키도 했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보고서를 통해 "엠에스상호저축은행 등 자회사 지분 취득, 유상증자 등은 SK증권의 순자본비율,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 지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 크게 늘린 배당도 좋은 영향을 주진 않았다. SK증권은 2011년, 마지막 배당 이후 최대주주 변경 시기까지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지본 확충 등 기업 몸집을 키우려는 취지였다.

통상 업계에서는 증권사의 자본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본 규모에 따라 법적으로 가능해지는 업무 영역이 넓어지는 등 사업 영역 확장이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 SK증권의 배당금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46억원, 2019년 47억원, 2020년 43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후 2021년 63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배당을 실시한 뒤 2022년 21억원, 2023년 8억원 등으로 줄었다.

배당 증가 시 이익유보금이 줄어든다. 최대주주의 추가 출자가 이뤄지지 않는단 가정 하에 기업에게 이익유보금은 최후의 자본 확충 수단으로 쓰인다.

여기에 더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 따른 충당금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SK증권은 올해 1분기 147억원, 2분기 336억원 등의 충당금을 쌓았다.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에 따른 재평가 충당금, 자체적인 보수적 적립 기조에 따른 자금 등을 적립했다는 입장이다.

충당금은 회수불능채권 등 손실비용에 대비하기 위해 설정하는 금액으로, 재무제표상 손실로 처리된다. 이 때문에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업계 내 중소형 증권사 수익 저하 원인으로 꼽는 가장 큰 항목은 충당금이기도 하다.

올해 상반기, 한신평은 SK증권의 신용등급을 A등급에서 A-등급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경쟁사들이 적극적인 자본 확충을 통해 시장지배력과 재무 여력을 확대해온 데 반해, SK증권은 이익 누적 규모가 작고 지속적인 배당으로 자본 규모와 영업 성장이 더디다"며 "부동산금융면에 있어서는 중후순위 포지션 비중이 높아 추가적인 건전성 저하, 충당금 비용 발생 가능성도 내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회사 지분 취득, 유상증자 등은 SK증권의 순자본비율,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 지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 중"이라며 "엠에스상호저축은행의 경우 BIS 자기자본비율은 아직 양호한 편이지만 수신기관 간 금리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높은 레버리지를 활용하고 있어 경쟁력 약화 시 유동성 부담이 확대될 수 있고, 최근 영업 실적이 저조해 재무부담이 확대될 경우 SK증권의 재무 부담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SK증권의 두 각자 대표에 대한 책임론까지 부상 중이다. 전우종, 정준호 대표 등 두 대표의 임기는 모두 내년 3월 만료되지만, 경영총괄을 맡은 전우종 대표의 어깨가 더 무겁다는 의견이다. 전 대표는 2022년 12월 선임됐고, 정 대표는 올해 초 김신 전 대표가 물러나며 취임했다. 정 대표는 업무 영역 중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 등에 더 큰 방점을 두고 있는 인물로 전해진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증권의 경우 순자본비율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데, 실적 개선이나 자본 확충을 할 수 있는 수단 자체가 많지 않아 보인다"며 "(SK증권뿐만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를 볼 때 일부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할 것 같기도 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연임에 관해서는 "실적은 확실하게 숫자로 성과가 증명되는 것으로, 대표의 연임, 교체 등은 이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회사는 SK증권의 현 상황에 대한 질의에 자회사의 추가 매각 계획은 따로 없다고 밝혔다. 배당정책 역시 매년 자본확충, 주주환원 등을 모두 고려해 결정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SK증권 관계자는 충당금 및 향후 실적 개선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충당금 반영에 따라 향후 추가적인 충당금 설정액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며 "변화된 금융 환경에 맞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대고객 서비스 질을 높이고 신사업을 발굴하며 수익원 다각화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산관리, 투자, ESG 사업 영역 등에서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SK증권만의 특색 있는 상품 공급, 투자기업 등으로 더 큰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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