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성공 이끈 빠른배송…풀필먼트 서비스 '품고'로 국경 없앤다 [스케일업 리포트]

2025-03-12

많은 스타트업이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최근 몇 년 간 K뷰티의 상승세는 독보적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올 때마다 ‘올리브 영’을 찾는 것은 물론이고 그들의 안방에서 손가락 터치 하나로 K뷰티 제품을 사는 ‘역직구’는 세계적인 현상이 됐다. 이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가 국내 최대 뷰티 플랫폼 ‘화해’가 거둔 성과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2235개의 뷰티 브랜드사가 입점한 화해는 지난해 매출액 824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5년 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43.6%에 달하는데 특히 상당 부분 성과가 해외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영문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일본어 서비스도 추가로 선보였다. 이처럼 세계인을 사로잡은 ‘K뷰티’ 뒤에는 그 이상의 깐깐한 K 풀필먼트(물류종합대행)가 있었다.

K풀필먼트의 대표 주자로서 지난 10년 간 K뷰티 제품에 특화한 풀필먼트 서비스 ‘품고’를 고도화한 스타트업 두핸즈는 첫 번째 깃발을 연이어 꽂으며 경쟁력을 높였다. 당일배송, 주말 배송, 주문 후 24시간 마감 등 서비스를 국내 스타트업 최초로 도입한 것도 품고다.

박 대표는 최근 서울 뚝섬 사옥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객사가 제품을 판매하는 모든 국가에 국경을 없애는 ‘크로스보더 풀필먼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일본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진출하는 모든 곳에 국내외 풀필먼트를 통합하는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며 “이는 유통업 1위 쿠팡도 줄 수 없는 독보적인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해 4월 일본 시장에서 주문부터 배송까지 5일 이내 배송을 보장하는 ‘큐텐 JP 특화 서비스’를 시작한 뒤 기존에 주문부터 포장까지 걸리는 소요 시간을 대폭 단축해 빠르게 일본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보했다.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경 없는 풀필먼트 기업으로서의 목표에 성큼다가가겠다는 포부다. 박 대표의 이러한 목표는 지금까지 두핸즈의 독보적 성장세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두핸즈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81.7%에 달한다. 2021년 9월 IMM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네이버 등으로부터 시리즈B 투자를 받은 뒤 투자도 더 이상 유치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흑자 전환을 통해 시장에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고객사의 목소리 최우선순위…하나씩 전체를 바꾸다

두핸즈의 이러한 확고한 경쟁력은 고객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것부터 시작이 됐다.

그는 “매년 고객사 만족도 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데이터화 해 반영할 최우선 순위로 삼는다”며 “주요 고객사의 경우 거의 실시간으로 의견을 듣고 대화를 나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사은품은 물론 포장 하나까지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에 박 대표는 에어캡 포장만 제공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친환경 패키지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고, 배송 과정에서 브랜드가 노출되도록 박스에 브랜드 로고를 프린트하는 등 기존 물류 대기업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을 앞장서서 펼쳐 나갔다. 여기에 190여 종의 사은품도 확보한 것은 물론 고객사들이 골머리를 앓던 리셀(되팔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수량 이상의 주문이 접수되거나 반복되는 패턴 발견시 주문을 보류시키는 기능도 내놨다. 이로 인해 고객사들과의 신뢰가 높아졌고 달바, 마녀공장, 닥터지 등 중요 고객사들과 꾸준히 거래하고 있다.

◇"다이너마이트했어요?"…직원 하나하나를 기업가로 키우다

고객사들의 요구를 넘어 이제는 물류 시스템 상에 존재하는 문제점을 먼저 찾아내 해결하고 있다. 특히 박 대표는 문제를 발견 했을 때 이를 재밌게 도전하고 실험하는 문화를 사내에 도입했다. 대표적으로 두핸즈 직원들 사이에서는 “다이너마이트했어요?”라는 말이 종종 나온다. 이는 여러 방면에서 문제를 마주했을 때 이를 임시변통해서 해결하는 게 아니라 다이너마이트가 폭발하듯이 기존 관점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원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두핸즈에서는 큰 자산이 됐다. 일례로 일본에 배송 서비스를 도입할 때 두핸즈는 두 가지 문제에 부딪혔다. 일본에 배송 서비스를 하는 제품의 경우 주문부터 배송까지 7일 이내 소요를 목표했을 때 제품이 일본에 도착했을 때 제품의 정보를 다시 입력하는 이른바 ‘송장 갈이’를 해야 한다는 것과 제품 무게를 다시 기입하는 절차가 반복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직원들은 송장갈이를 어떻게 빨리 할까, 무게를 어떻게 측정할까에 집중하는 대신 이 과정 자체를 없애는 방향으로 문제점을 파고들었다”며 “한국 센터에서 일본향 제품의 경우 미리 분류해 일본용 송장으로 붙이고 무게 정보 같은 경우도 이미 확보한 데이터베이스를 일본 택배사에 보내 두 번 일을 할 필요가 없게 했다”고 설명했다. 한 명 한 명이 기업가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을 중요시한 결과 일상에서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려 문제를 해결하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K뷰티기업 생애 주기에 함께 동반 성장할 것

이제 성공의 노하우를 갖춘 두핸즈는 고객사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일찍이 K뷰티에 특화한 풀필먼트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인플루언서나 개인 셀러보다는 스테디셀러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브랜드를 구축하려고 하는 뷰티 브랜드사들과 손을 잡았고 이들의 성장 단계마다 지원 방식을 다르게 해 동반 성장의 기회를 마련했다.

박 대표는 “한국발 일본향으로 가는 K뷰티 제품 판매 규모는 매년 19%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지금은 3000억 원 규모지만 5년 뒤면 9000억 원까지 성장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4월부터 도입한 주문부터 배송까지 일주일 이내 서비스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제품 판매 규모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절대 액수로 봤을 때 10배 이상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공격적인 재투자에도 판매 규모가 커지면서 원가가 오히려 감소하는 효과로 현재 3년 연속 택배비도 동결하는 등 고객사는 물론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커지고 있다. 그는 “규모가 작고 초기에 시작하는 회사를 위해서는 성장 지원금이 포함된 ‘품고 스타터’를 서비스하고 있다”며 “오래갈 수 있는 K뷰티 기업의 전체 성장 곡선의 함께하는 회사가 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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