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총격’ 사건에 영주권 있는 아프간 이주민도 불안···“트럼프 행정부, 총격 사건 이용”

2025-11-28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 벌어진 주방위군에 대한 총격 사건의 용의자가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확인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이민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잇따라 발표 중이다. 특히 미국에 정착했거나 정착하려 하는 아프간인들은 추방될 수 있다는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 이후 이어진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관련 조치가 아프간 이민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이민국(USCIS)은 전날 아프간 국적자의 모든 이민 신청 처리를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2021년 아프간에서 철수하며 ‘동맹 환영 작전’과 ‘지속적인 환영’ 프로그램을 통해 19만명의 아프간인들을 받아들였다. 이 프로그램으로 입국한 아프간인 대부분은 망명 등의 구제 조치 신청 후 영주권 신청을 진행 중이라고 NYT는 전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당시 심사에서 통과하지 못한 이들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미 미국에 입국해 추가 심사를 받은 아프간인 중에서도 우려되는 정보가 있으면 추방할 수 있다고 했다.

카불 국제공항에서 항공 교통 관제사로 일했다는 토리아라이 타칼(40)은 “개인의 행동이 나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아프간을 떠난 모든 가족과 개인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버지니아주에 정착한 그는 망명 신청 승인 후 영주권 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고 했다. 타칼의 아내와 자녀들은 아직 합법적인 영주권을 신청하지 못했다.

2023년 미국에 입국했으며 영주권 신청이 1년여간 계류 중이라는 아미나 아이마크(27)는 “미 전역에 거주하며 자신의 삶을 재건하고 지역 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려는 모든 아프간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영주권을 취득했으며 바드 칼리지에서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로 일하는 자르라슈트 사르마스트(27)은 “총격 사건은 끔찍했지만 용의자에 관한 반응이 국가 전체에 적용돼서는 안 된다”며 “나처럼 열심히 일하고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무례한 일”이라고 했다.

아프간인들의 미국 정착을 지원하는 단체인 아프간이배크(#AfghanEvac)의 회장 숀 반다이버는“이번 총격 사건을 트럼프 행정부가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테러 대응에 투입되던 자원을 이민법 집행에 쏟던 국토안보부는 총격 사건 이후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백악관 인근에서 주 방위군에게 총격을 가한 용의자는 아프간 남성 라마눌라 라칸왈(29)로 확인됐다. 그는 동맹 환영 작전으로 미국에 입국했으며 지난 4월 망명이 승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주방위군 1명이 사망했으며 1명이 중태에 빠졌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