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CES 2025’에서 SKC(011790) 유리기판의 엔비디아향 공급을 시사했다. SK는 CES에서 유리기판의 실물을 전시하며 자신감을 드러낸 데 이어 차세대 반도체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유리기판을 본격적으로 공급하기로 하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밸류체인을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최 회장은 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 중인 ‘CES 2025’에서 SK그룹의 부스를 찾았다. 이 때 최 회장은 부스 내에 전시된 SKC의 유리기판 모형을 들어올리며 “방금 팔고 왔다”고 했다.
주목할 점은 최 회장이 현지 시간으로 오전 11시께 SK그룹의 부스를 찾기 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는 점이다. 이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최 회장은 젠슨 황 CEO와 만났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디서 어떻게 만났는지를 말하기는 그렇지만, 오늘 만났다”고 밝혔다. 젠슨 황 CEO를 상대로 직접 유리기판을 판매하고 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SKC가 글로벌 경쟁력 우위를 점하고 있는 유리기판은 반도체 산업에서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제품이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반도체 기판보다 표면이 더 매끄러워 노광장비를 활용해 더 많은 초미세 선폭 회로를 그려넣을 수 있다. 유리기판을 사용하면 반도체 속도는 기존 대비 40% 빨라지고 전력 소비량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또 실리콘을 중간 기판으로 끼워넣지 않아도 돼 패키지의 두께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SKC는 블루오션인 글라스 기판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미국 조지아주에 양산 공장을 준공하고 상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기술 혁신성을 인정받아 미국 정부로부터 생산 보조금 7500만 달러와 연구개발(R&D) 보조금 1억 달러를 각각 확보했다.
SKC는 ‘CES 2025’에서 SK하이닉스‧SK텔레콤‧SK엔무브 등 그룹 내 AI 계열사들과 함께 부스를 꾸려 유리기판의 실물을 전시했다. 이번 전시에서 SKC의 유리기판은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는 AI 서버의 속도를 끌어올릴 솔루션으로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