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투사·초대형 IB 진입 ‘사활’...새해 증권가 자본확충 속도전 ‘예고’

2025-01-01

작년 3Q 기준 키움 5496억·대신 2649억원↑

중형→대형사 관문 넘어 ‘발행어음’ 인가 도전

교보·현대차 등 중소형사도 체급 키우기 ‘의지’

증권사들이 지난해 사업 다각화를 위해 잇따라 몸집을 불린 가운데 새해에도 외형 확장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및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입을 위한 체급 불리기가 필수 과제가 되고 있어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규모가 사업 경쟁력과 직결되면서 새해에도 자본 확충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사업 영역을 구분하고 있는 만큼 자본이 많을수록 더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투사는 자기자본 3조원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증권사에 기업 대출을 허용하는 제도로 대형 증권사로의 관문으로 여겨진다.

투자자 신용공여 이외에 기업·헤지펀드 신용공여 업무가 가능해져 IB 부문의 사업 확장을 꾀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자기자본 4조원을 기반으로 하는 초대형 IB의 도약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종투사 획득이 필요하다.

올해 6번째 초대형 IB 인가 획득에 도전하는 키움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별도 기준 4조8222억원이다. 키움증권의 지난 2023년 말 자기자본은 4조2726억원으로 작년 3분기까지 5496억원을 확충했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2년 4월 종투사에 지정된 뒤 그해 말(4조691억원) 자기자본 4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2023년 차액결제거래(CFD) 사태와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초대형 IB 인가 신청 계획을 접어야 했으나 이 기간에도 자기자본은 꾸준히 늘려왔다. 개인 고객 중심의 키움증권은 자기자본 확충을 통한 초대형 IB 진출 및 수익 다각화가 필수적이다.

지난해 말 10번째 종투사로 지정된 대신증권의 작년 3분기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3조1181억원이다. 2023년 말(2조8532억원) 대비 2649억원이 불어났다.

회사는 종투사 신청 기준인 자기자본 3조원을 충족하기 위해 2023년 3분기 말(2조1702억원)부터 1년간 집중적으로 자본을 늘려왔는데 이 기간에만 자본이 1조원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대신증권은 향후 초대형 IB 인가까지 목표로 두고 있어 신청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 달성을 위해 지속적인 자본 확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종투사로 지정된 곳은 지난달 합류한 대신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하나증권·KB증권·메리츠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 등 10개사다. 여기서 초대형 IB 문턱을 넘은 곳은 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KB·NH투자증권 등 5곳이다.

종투사들 중 키움증권을 비롯해 하나·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 4조원 요건을 채워 초대형 IB 도전을 공식화한 상태다. 하나증권은 이미 지난 2023년 초대형 IB 인가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하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메리츠증권도 초대형 IB 진입을 검토하며 신청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초대형 IB로 도약하면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의 자금 조달 효율성이 더 높아진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어음으로 자기자본의 2배까지 판매할 수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부동산 금융 비중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들도 새로운 수입원 확보를 위해 몸집 불리기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대신증권에 이어 국내 증권업계 자기자본 11위인 교보증권의 지난해 3분기 말 별도 자기자본은 1조9729억원이다.

10위인 대신증권은 종투사로 도약했으나 교보증권의 경우 자기자본 3조원을 달성하려면 자본 확충이 더 필요하다. 교보증권은 작년 말 자산관리 부문을 신설하는 등 종투사 진입을 목표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진입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11월부터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작년 3분기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 1조2931억원으로 이번 유증을 완료하면 1조5000억원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대규모 유증에 따른 주식가치 훼손 논란도 제기됐지만 회사는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에 맞춰 지난달 증권신고서를 다시 고쳐 제출하는 등 자본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자본을 늘리고 있어 향후 중소형사들과 실적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며 “IB와 자기매매 부문은 증권사 자본 규모가 곧 경쟁력이기 때문에 중·소형사들도 투자 여력을 늘리려면 자본을 확충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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