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내은행들, 캄보디아 프린스 그룹 예치금 912억원 동결

2025-10-20

인신매매와 감금·보이스피싱 등으로 국제사회 제재 대상이 된 프린스 그룹의 국내은행 캄보디아 법인 예치금이 동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사회 제재 방침에 따라서 은행들이 금융당국 결정에 앞서 우선 자금 동결에 나선 것이다. 프린스 그룹이 범죄를 통해 돈을 벌고 있는 만큼, 해당 자금도 범죄에 연루된 ‘검은 돈’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 다만 한국 금융당국 차원의 금융 제재는 외교적 문제 등으로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은행 캄보디아 현지법인에 프린스 그룹 자금이 남아 있는 곳은 KB국민·전북·우리·신한은행 총 4곳이다. 이들 은행에 남아 있는 프린스 그룹의 예치금 잔액은 912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해당 자금은 지난 15일을 기준으로 모두 동결됐다. 금융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이 해외자산통제국(OFAC)을 통해 프린스 그룹 자금 동결을 결정하면서 국내은행들이 이를 근거로 캄보디아 법인 예치금 동결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게 받은 ‘국내 은행 중 캄보디아 프린스 그룹 간 거래 내역’에 따르면, 프린스 그룹과 거래한 국내은행은 KB국민·신한·우리·IM뱅크·전북은행 총 5곳이다. 이들은 캄보디아 현지법인을 통해 총 52건 거래를 진행했는데, 거래 금액은 1970억4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가장 거래 규모가 큰 곳은 전북은행으로, 프린스 그룹은 전북은행에 47건의 정기예금을 예치했고 거래액만 1216억9600만원이다.

현재는 KB국민·전북·우리·신한은행 현지 법인 4곳에만 예금 912억원이 남아 있다. KB국민은행이 566억5900만원으로 예치금 잔액이 가장 컸고, 이어 전북은행에 268억5000만원, 우리은행에 70억2100만원, 신한은행에 6억4500만원의 예금이 남아 있다. 은행 관계자는 “자금세탁 방지 국제협약 등에 따라서 국제사회 제재가 결정되면 가입한 국내 은행들은 문제의 계좌를 자동 동결한다”면서 “동결 계좌의 자금은 입출금이 모두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와 영국 정부는 프린스 그룹과 해당 기업의 천즈 회장 등을 대상으로 공동 제재에 나선 상태다.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도 외교부 등과 논의해 프린스 그룹 포함한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대해 금융 제재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외교적 문제 등을 고려해 금융제재를 실제 시행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국제사회 제재 방침에 따라 민간 은행이 먼저 자금 동결을 진행한 만큼, 금융제재를 더는 미뤄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교부를 거쳐 국가안보실(NSC)에서 금융제재 여부를 결정해야 제재에 들어갈 수 있다”면서 “제재가 결정되면 국내은행의 국내와 해외 지점, 그리고 해외은행의 국내 지점에 대한 금융 거래를 모두 막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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