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가도 익숙해지지 않는 일

2025-12-03

두 무릎, 두 손, 이마를 땅에 던진다. 이주활동가와 이주노동자들, 숨진 이주노동자의 유가족이 찬기가 올라오는 땅에 엎드렸다.

출발 전 사회자는 오체투지 하는 법을 설명하며 “몇번 하다 보면 알게 된다”고 했다. 세 발짝 걷고 한 번 엎드리는 일, 참가자들은 금방 익숙하게 오체투지 자세를 익히게 됐다. 평생 해본 적 없는 일이었는데도.

지난 11월 마지막 날, 참가자들은 서울 종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세종로 출장소에서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오체투지로 행진했다. 지난 10월 정부의 불법체류 외국인 단속 과정에서 사망한 뚜안에 대한 사과와 대책 마련을 요구하면서다.

맨 앞에는 뚜안의 아버지가 있었다. 오체투지 전 기자회견에서도 그의 발언이 예정돼 있었으나 사회자가 “어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신다고 합니다”라며 아버지의 마음을 대신 설명했다. 기자회견 내내 뚜안의 영정을 들고 있던 아버지는 영정을 넘겨주고 오체투지를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는 일도 있을 것이다. 자식이 죽고 없다는 사실 같은 것이 그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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