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과 민주화 상징하던 잡지 '기독교 사상' 800호 맞다

2025-08-07

기독교계의 대표적 월간지 『기독교 사상』이 800호를 맞는다.

기독교 사상 정필석 편집장과 김흥수 목원대 명예교수는 7일 서울 중구 정동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8월호가 통권 800호다. 특집답게 한국 교회와 한국 사회의 자유ㆍ정의ㆍ평화의 문제를 다룬다”고 말했다.

『기독교 사상』은 1957년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처음 발간됐다. 사상의 빈곤과 사회적 혼돈을 기독교 복음의 진리로 극복하겠다는 취지였다. 군사정권 시기에는 민주화 관련 내용을 다룬 이유로 잠시 판매 금지당하기도 했다. 이때 일시 정간 기간을 제외하면 68년간 거의 빠짐없이 매달 발간돼 왔다.

창간호의 권두언에는 “눈을 돌려 어디를 보나 혼돈과 무질서가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 혼돈과 무질서의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겠다”는 대목이 실려 있다. 이후 반세기 동안 『기독교 사상』은 새로운 신학을 소개하고, 기독교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성찰하는 저널로 자리 잡았다.

특히 1960년대를 ‘한국 신학의 개화기’로 만든 주인공이 『기독교 사상』이었다. 감리교ㆍ예장ㆍ기장의 신학자들이 ‘기독교 사상’의 집필자로 참여하면서, 교단을 뛰어넘는 에큐메니컬(교회일치운동) 신학의 중심지가 되었다. 현대사의 변곡점마다 신학의 언어로 시대를 대변하고, 권력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3ㆍ15 부정선거, 4ㆍ19혁명, 5ㆍ16 군사정변 때도 시국을 비판하며 교회의 책임을 일깨웠다.

1985년 10월호에 실린 ‘한국기독교전래100주년 여성대회’의 르포 기사를 군사 정권이 문제 삼기도 했다. 기사에 담긴 ‘북한 선교’ 관련 내용 때문에 11월호부터 5개월간 잡지 발행이 정간됐다.

정 편집장은 “앞으로도 정치적 양극화가 교회의 분열로 이어지는 현실에서 ‘중용의 신학’과 공론의 장을 지향하겠다”며 “탈기독교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세대와 소통하며, 신앙의 본질을 함께 고민하는 플랫폼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20년간 『기독교 사상』에 몸을 담고, 최근까지 주간을 역임한 김흥수 목원대 명예교수는 “『기독교 사상』은 한국 교회의 신학적 논의를 주로 해왔다. 1960년대에는 토착화 신학 논쟁, 70년대는 민중신학, 80년대는 통일 문제 등을 많이 다루었다”며 “1957년 창간할 때는 3000부를 찍었고, 가장 많이 발행했을 때가 7000부였다. 60년대에는 『사상계』와 『기독교 사상』이 지성과 민주화를 상징하는, 일반 독자들이 가장 많이 읽는 잡지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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