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지난 30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홀에서 열린 정규 앨범 발매 및 아시아 투어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밤베르크 심포니와 협연은 어릴 적부터 꿈꿔온 무대였다”고 밝혔다.
김봄소리는 최근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가 이끄는 밤베르크 심포니와 함께한 두 번째 정규 앨범 ‘브루흐와 코른골트’를 발매했다. 그는 일본·한국·대만을 순회하는 아시아 투어도 함께 진행 중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흐루샤 지휘자와 밤베르크 심포니의 마르쿠스 악스트 대표도 참석했다.
김봄소리는 2021년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체결한 첫 아시아 여성 바이올리니스트다. 데뷔 앨범 ‘바이올린 온 스테이지’는 오페라와 발레 음악 등 무대 위 작품들을 중심으로 구성됐고, 이번에 발표한 신보는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그의 협주곡 앨범이다. 브루흐와 코른골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그리고 코른골트의 소품 두 곡을 피아니스트 토마스 호페의 반주로 담았다.
김봄소리는 “다른 오케스트라의 협연 제안도 있었지만, 첫 협주곡 앨범은 꼭 밤베르크 심포니와 함께하고 싶어 모두 고사했다”며 “야쿠프 흐루샤는 요즘 가장 바쁜 지휘자 중 한 명이라 스케줄을 맞추느라 3년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앨범에 각별한 애정을 쏟은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서울대 기악과 김영옥 명예교수가 1972년 밤베르크 심포니와 브루흐의 협주곡 1번을 녹음한 음반을 어릴 적부터 “음반이 닳도록 들으며” 자랐기 때문이다. 김봄소리는 “그 음반을 들으며 밤베르크 심포니 특유의 독일과 체코 전통이 어우러진 음색에 매료됐다”며 “언젠가 그들과 브루흐 협주곡을 함께 연주하겠다는 꿈을 꾸었고, 이번에 그 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밤베르크 심포니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체코에서 독일로 이주한 음악가들을 중심으로 창단됐다. 독일적 전통과 체코의 민속성이 어우러진 독자적 사운드로 명성을 얻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 김봄소리와 야쿠프 흐루샤는 작곡가의 의도를 온전히 반영하는 연주를 추구했다. 김봄소리는 “악보에 최대한 충실하려 노력했고, 작곡가가 숨겨둔 보석 같은 디테일까지 찾아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또 “밤베르크 심포니는 지휘자와 단원이 가족처럼 유기적으로 호흡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연주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며 “실제 연주회처럼 시너지가 나면서 예상보다 빨리 녹음을 마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휘자 흐루샤는 김봄소리에 대해 “음악에 대한 눈부신 감성과 영혼을 지닌 연주자”라며 “모든 음에 대한 사랑을 품고 세심하게 연주하며, 음악을 대하는 태도 또한 겸손하고 진지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