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마주보고 대화하고 싶다

2024-10-17

조문욱 편집국 국장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이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며 여느 해보다 노벨상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의 눈에 띄는 점은 과학 분야에서 인공지능(AI) 연구자들이 대거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것이다.

노벨상위원회는 ‘머신러닝 기초 확립’에 기여한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제프리 힌튼 캐나다 토론토대학 명예교수를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구글의 AI기업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CEO)와 존 점퍼 연구원은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이는 AI 기술이 과학 발전에 미치는 중요성과 영향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AI가 이제 기초 과학 연구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시장 최대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최근 들어 TV방송 뉴스나 신문 지면에서 매일 인공지능(AI) 관련 소식이 쏟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최근 ‘인공지능(AI) 대전환,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선언했으며 정부는 2027년까지 한국이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보통의 중장년층에게는 생소한 인공지능(AI). 이 인공지능이 최근 들어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우리 생활에 가까이 다가섰다.

필자는 얼마 전 상담사를 통해 국내 보험회사에 간호간병인 보험에 가입했다. 보험설계사와 전화 상담 통화를 통해 보험 가입절차를 모두 완료했다. 그런데 며칠 후 보험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보험 가입에 대한 최종 확인절차라는 안내 멘트에 이어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상대방의 목소리는 인간 상담원이 아닌 인공지능 AI의 목소리였다.

잡음이나 한 치의 떨림 없는 무미건조한 기계음으로 필자에 대한 신상 몇 가지를 확인한 후 “보험 가입과 관련 몇 가지 확인할 것이 있다”며 “계속 통화할 수 있느냐?”고 묻길래 “바쁘다”며 전화를 끊어 버렸다. 기분이 이상해 통화를 이어갈 수 없었다. 마치 공상과학영화처럼 기계가 나를 취조하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런 감정과 감성이 섞이지 않은 차가운 기계음. 다른 금융상품 관련 상담이나 홈쇼핑서 물건 구입할 때 통화하는 인간 상담원과는 큰 다름이 있다.

AI와 통화 경험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필자의 감정에 공감한다. 뒤에서 오는 차량과 추돌한 50대 운전자 A씨 역시 사고 이튿날 상대방 운전사 보험사측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인간 상담원이 아닌 AI. “병원에 가겠느냐? 어느 지역 병원에 가겠느냐?”는 질문에 간단히 답하고 얼른 전화를 끊은 A씨는 “기계와의 대화라는 거부감 이상의 어떤 섬뜩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시대의 흐름인 AI.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우리 생활과 더욱 밀접하게, 그리고 급격하게 다가올 것이다. 이 과정에서 IT분야와 친숙하지 않은 노령층 등에서의 적지 않은 불편함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상당수 커피전문점은 물론 중장년층이 많이 찾는 순대국밥집에서도 각 테이블마다 주문용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과거 테이블에 앉으면 종업원이 물과 함께 주문을 받는 풍경은 사라지고, 키오스크로 주문하면 로봇이 음식을 갖다 주고, 막거리 한 병, 소주 한 병 추가 주문할 때마다 카드로 결제해야 한다.

이렇다보니 상대방과 얼굴을 마주대고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사라지고 있고, 아무 감정없는 딱딱한 기계와 대면이 불편하기만 하다.

상대방의 얼굴을 마주보고, 상대방의 표정을 읽으며, 내가 실수로 개떡같이 얘기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사람과 대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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