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늑대’ 루사예 대사, 중국 귀환

2024-12-11

부임 후 5년4개월 만에 본국으로

프랑스서 전랑 외교 선봉장 역할

중국 전랑(늑대전사) 외교의 대표 얼굴이었던 루사예 주프랑스 중국대사(60·사진)가 5년4개월 만에 본국으로 귀국한다. 홍콩 성도일보와 르피가로 등에 따르면 루 대사는 지난 9일 주프랑스 중국대사관이 주최한 이임 행사에서 곧 중국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2019년 7월 부임 이후 5년4개월 만이다.

루 대사의 프랑스 대사 재임 기간은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30년 동안의 외교 전략 기조였던 도광양회(칼날의 빛을 숨기고 어두운 곳에서 때를 기다려 힘을 기른다) 대신 상대국을 거칠게 압박하는 ‘전랑외교’를 펼치던 기간과 맞물린다.

루 대사는 중국 외교관 가운데서도 가장 주목받던 ‘늑대전사’였다. 중국이 인권이나 대만 문제 등으로 서방과 마찰이 생길 때 거침없는 말폭탄을 던지며 맞받아쳤다.

루 대사는 2021년 3월 프랑스 유력 싱크탱크 전략연구재단(FRS)의 외교안보정책 연구자 앙투안 본다즈와 2021년 3월 트위터에서 대만 문제로 논쟁하다 그를 “작은 훌리건”이라 불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국이 비난받자 “프랑스 요양원에서는 간병인들이 하룻밤 사이 집단으로 도망가 주민들이 굶주림과 질병으로 사망했다”고 대사관 웹사이트에 올려 프랑스 정부의 항의를 받았다. 2022년 5월 중국 정부가 신장 위구르 수용소를 운영하며 인권침해를 자행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재교육”이라며 맞받아쳤다.

루 대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14개월째 접어든 2023년 4월 프랑스 LCI TV와 인터뷰하면서 “옛 소련 소속 국가들은 주권국가 지위를 구체화한 국제적 합의가 없었기에 국제법상 유효한 지위가 없다”고 발언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발트 3국 등 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들이 반발해 중국 외교부가 “루 대사 개인 의견”이라며 중국 정부는 옛 소련 국가들의 주권국가 지위를 존중한다고 해명해야 했다.

중국 외교가에서 지난해부터 전랑외교가 전 세계에 반중감정만 불러일으킨다는 반성이 나오면서 대표적 늑대전사 외교관들에 대한 인사 조치가 이뤄졌다. 루 대사의 귀임설도 나왔지만 그는 정년까지 임기를 채웠다.

내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과 맞물린 루 대사의 귀국을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이 더 격화된 미·중 갈등을 대비해 유럽연합(EU)에 보인 유화적 자세의 일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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