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칫솔질은 하루의 루틴이지만, 문득 궁금해진다… ‘내가 잘 닦고 있는 걸까?’ 전동칫솔이 플라크 제거에 더 유리하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바 있다. ‘이번 기회에 칫솔을 바꿔볼까?’ 전문가들은 전동이든 수동이든 결국 중요한 것은 ‘사용법’이라고 말한다.
“대충 30초쯤 쓱쓱 닦고 끝낸다면 어떤 칫솔을 쓰든 소용이 없다”
여러 연구를 종합하면, 전동칫솔이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은 치태(플라크)를 제거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여 년간의 연구를 분석한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동칫솔을 3개월 이상 사용했을 때 일반 칫솔보다 약 21% 더 많은 플라크를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논문에서는 이 차이를 “크지는 않지만 분명한(small but certain) 이점”이라고 평가했고, 플라크 제거 효과는 약 13% 정도 더 높았다. 이 정도 차이도 장기적으로는 잇몸 염증과 치주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동칫솔이 불편하거나 소리가 싫고, 가격이 부담된다면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전문가들은 “전동이든 수동이든 올바른 방법으로 충분한 시간 동안 닦으면 둘 다 효과적으로 구강관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전동칫솔이 특히 도움이 되는 사람들
전문가들이 “전동으로 바꿔보라”고 가장 먼저 권하는 대상은 다음과 같다.
가벼운 잇몸병(치은염, 초기 치주염)이 있는 사람
10년 이상 전동칫솔과 수동칫솔 사용자를 추적한 연구에서, 초·중등도 잇몸질환이 있는 사람은 전동칫솔 사용 시 잇몸 상태가 더 잘 호전되고 충치 발생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이미 심한 치주염이 진행된 경우에는 이점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교정 장치(브라켓, 확장장치 등)를 하고 있는 사람
브라켓과 철사 주변에는 음식물과 플라크가 잘 끼지만, 수동칫솔로 일일이 문지르기 어렵다. 실험실 연구에서는 일부 전동칫솔 전용 헤드가 브라켓 주변까지 남은 플라크를 비교적 잘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절염 등으로 손 사용이 불편한 사람
손가락 관절염, 손 떨림, 어깨·팔 관절 움직임이 제한된 사람은 수동칫솔로 구석구석을 꼼꼼하게 닦기 어렵다. 전동칫솔은 ‘쥐고 위치만 바꿔주는’ 동작만으로도 일정한 힘과 속도로 칫솔질을 도와준다.
65세 이상 고령자
65세 전후부터는 손의 미세한 조절 능력, 기억력,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충분한 시간 동안 꼼꼼히 닦기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여러 연구에서 고령층이 전동칫솔을 사용할 때 잇몸 출혈과 플라크 지수가 감소하는 효과가 보고됐다.
양치 시간을 자꾸 줄여버리는 아이·청소년
아침에 등교가 바쁘거나, 양치 자체가 귀찮은 아이들에게 전동칫솔은 ‘게임 느낌’을 주며 2분을 채우게 만드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매번 빠뜨리지 않고 쓰느냐”는 점이며, 아이가 자발적으로 들고 싶은 칫솔이라면 전동이든 수동이든 좋은 선택이다.
여기서 드는 또 하나의 의문, 아이에게도 전동칫솔이 좋을까?
소아치과 전문의들은 “전동칫솔이 양치를 놀이처럼 느끼게 해 아이들의 양치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음악이나 불빛, 캐릭터 디자인 등이 더해져 아이가 스스로 칫솔을 들게 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너무 어린 영유아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보통 만 4세 전후부터 보호자 감독 아래 전동칫솔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 이 나이 정도가 되면 아이가 칫솔을 입 안에서 적절히 조절하고, 갑작스러운 움직임으로 입 안을 다치게 할 위험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때도 완전한 ‘혼자 양치’가 아니라, 보호자가 칫솔질 방향을 잡아주거나 마무리 닦기를 해주면서 2분간 닦는 연습을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전동칫솔, 이렇게 써야 안전하다
하루 두 번, 불소가 포함된 치약으로 2분간 양치한다.
칫솔모를 잇몸과 치아 경계에 45도 각도로 가볍게 댄다.
칫솔머리를 강하게 문지르지 말고, 치아 표면을 따라 천천히 ‘미끄러지듯’ 이동시킨다.
바깥면, 안쪽면, 씹는 면을 모두 골고루 지나간다.
치간칫솔 또는 치실로 하루 한 번 치아 사이를 관리한다.
칫솔모가 퍼지거나 3~4개월이 지나면 칫솔 헤드를 교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