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라이언 와이스(29)가 생애 첫 10승을 거두고 가장 먼저 찾은 이는 전담 포수 이재원이었다. 6일 고척 키움전 6이닝 무실점으로 10-1 대승을 거둔 와이스는 취재진과 만나 “이재원 선수가 리드를 잘해줘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와이스는 인터뷰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변까지 마치고 재차 이재원의 이름을 꺼냈다. 특별한 감사를 담았다. 와이스는 “어제(5일) 경기 끝나고 이재원 선수가 메신저 단체 채팅방에 ‘와이스가 내일 선발로 나가니까 무조건 10승 올릴 수 있도록 야수들이 더 집중하자’는 글을 올렸다. 이 자리를 빌려서 이재원 선수에게 한 번 더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도중 단기 대체 선수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와이스는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6일 승리를 거두면서 시즌 10승을 올렸다. 와이스가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10승은 처음이다. 대학교 2학년이던 2018년 9승을 올린 게 지금까지 최고 기록이었다.
지난해도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준수한 활약을 했고, 단기 대체 선수로 시작해 정신 외국인 선수로 재계약까지 성공했다. 이번 시즌 성적은 지난 시즌 그 이상이다. 다승 공동 3위에 평균자책(3.07)은 전체 11위다. 한화가 전반기 1위를 확정할 수 있었던 동력 중 하나가 ‘리그 최고 2선발’ 와이스의 활약이었다.

와이스의 대활약 뒤에 프로 20년 차 베테랑 포수 이재원이 있다. 경험 풍부한 이재원의 안정적인 리드 덕분에 와이스도 마운드 위에서 가진 기량을 몽땅 쏟아낼 수 있었다. 와이스는 그래서 매번 호투 후 이재원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재원은 그런 와이스가 더 고맙다. 최근 인터뷰에서 이재원은 “와이스가 늘 고맙다고 얘기하는데, 내가 더 고맙다”고 말했다.
이재원이 선수단 전체를 향해 ‘더 집중하자’는 메시지를 전할 만큼 두 배터리의 관계가 끈끈하다. 와이스는 앞서 2차례 선발 등판에서 부진했다. 지난달 28일 삼성전 3이닝 5실점(3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 1일 NC전도 4이닝 4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빠르게 9승을 올렸고, 10승까지 딱 한 걸음만 남겼는데 연거푸 발이 꼬였다. 아홉 수가 더 길어지지 않도록, 10승을 채우고 전반기를 마치길 바라는 마음이 이재원의 메시지에 담겼다.
와이스가 10승을 달성하면서 한화는 ‘전반기 10승’ 투수만 2명을 보유하게 됐다. 앞서 에이스 코디 폰세가 11승 무패로 전반기를 마쳤다. 동일 구단에서 전반기 10승 투수가 2명 이상 나온 건 KBO리그 역대 19번째다. 한화 구단 역사로 따지면 1994년 한용덕(12승)·정민철(10승), 2006년 류현진(12승)·문동환(10승) 이후 3번째다. 외국인 투수 2명이 전반기 동반 10승을 달성한 건 구단 최초다.
생애 첫 10승으로 와이스는 시즌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자기 야구 인생에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한화 구단과 KBO리그 역사에도 한 줄 이름을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