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삼성·SK하이닉스 등 韓 반도체 영향은?

2025-04-07

[FETV=양대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가 상호관세 품목에서는 제외됐지만 상호관세가 부과되는 IT 제품 대다수에 한국산 반도체가 탑재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추후 반도체에 25%의 개별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 개별관세가 상호관세보다 국내 기업들에 큰 피해는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전체 매출 대비 대미 수출 규모가 20%에 불과하며, 그 안에서도 관세로 인한 부담을 수요기업과 최종 소비자에게 나누면 얼마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상호관세를 발표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조만간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제품들에 '개별관세'를 부과할 전망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품목별 관세)가 아주 곧(very soon) 시작될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에 발표할 것이고, 현재 검토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 세계 모든 나라에 대한 10%의 '기본관세'와 국가별로 관세율에 차등을 두는 '상호관세'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철강·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자동차에도 같은 비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반도체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지난 2월 미국은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에 25%의 개별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의 전체 매출에 미치는 악영향은 1~2%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들 기업이 미국에 직접적인 수출 비중은 20%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7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 반도체 기업에 25%의 개별관세 부과 시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8.3%의 가격 하락을 겪게 된다"며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매출 중 미국향 직접 수출 비중이 15~20% 수준이므로 전체 매출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 경우 1.3~1.7%에 불과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에 개별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세트 업체들의 반도체 구매 비용은 25% 상승한다. 이 중 1/3인 8.3%를 가격 인상으로 고객에 전가시키고 1/3을 각각 세트 업체와 반도체 업체들이 부담하는 것으로 가정한다면 이같은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 연구원은 오히려 개별관세보다 상호관세로 인한 간접적인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이는 관세 부과에 따른 단순, 직접적인 영향일 뿐이며 실제 영향의 정도는 현재로서는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관세 부과 대상인 중국, 대만, 베트남 등지에서 한국 반도체를 탑재해 생산된 IT 세트가 미국으로 수출될 경우 한국 반도체에 대해 미치는 간접적인 악영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날 이수림 대신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직접 관세는 피했지만 최종 제품인 IT 기기는 관세 적용된다"며 "중국(총 54%), 인도(총 27%), 베트남(총 46%), 멕시코 등과 같은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에서 기기 조립이 대부분 이뤄짐을 감안하면 결국 IT 기기 수요 측면에서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수림 연구원은 "중간재인 메모리 반도체는 수급 상황에 따라 시장가가 형성된다"며 "관세로 인한 IT 기기 수요 감소 시 가격 하락 압박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세로 인한 가격에 주요 수요층인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 센터 구축 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관련 투자도 크게 축소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AI 데이터센터의 프로젝트를 일부 보류하거나 취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빅테크들의 서버 구매 비용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서버 구매 수요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관세 효과가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되지 않고 공급 업체가 떠안을 경우 공급망 전반의 판가 하락 혹은 비용 상승 불가피하다"며 "이는 반도체 주요 전방 시장인 PC와 스마트폰 등에도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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