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깨 수술 후 회복 중이던 클리블랜드 내야수 데이비드 프라이(30)는 소속팀의 경기를 중계로 지켜보다가 곧 태어날 아기의 성별을 알게 됐다. 절친한 동료 스티븐 콴(28) 부부의 재치 덕분이다.
콴은 23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클리블랜드의 공격이닝 시작 직후 더그아웃에서 걸어 나온 그는 타석에 오르기 전 심판에게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타격 자세를 취하기도 전에 타임아웃을 부르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콴은 바지 뒷주머니에서 분홍색 손목밴드를 꺼내 왼손에 끼웠다. 동료 데이비드 프라이의 곧 태어날 아기가 딸이라는 의미였다. 프라이도, 프라이의 아내도 콴의 이벤트를 보며 아기의 성별을 처음 알았다. 임무를 완수한 콴은 타석에 올라 양키스의 선발 투수 윌 워렌을 상대로 안타를 쳐냈다.
이날 콴의 돌발 행동은 프라이를 위한 깜짝 이벤트였다. 프라이는 지난해 11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콴 부부와 프라이 부부는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 프라이의 아내가 둘째를 임신하자 콴의 아내는 콴에게 경기 도중 아기의 성별 공개 이벤트를 할 것을 제안했다.
콴 부부는 프라이의 아기 성별을 가장 먼저 전해들었다. 23일 경기 전까지 아기의 성별을 아는 사람은 콴 부부뿐이었다.

콴은 경기 후 “프라이는 중계로 경기를 지켜보며 크게 기뻐했다”라며 “프라이의 온 가족이 나의 이벤트를 지켜보고 있었다. 정말 멋진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상 재활 기간은 하루하루가 매우 단조롭다. 프라이에게 경기장에서 함께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라며 “프라이가 매일 중계를 챙겨본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이 젠더 리빌 이벤트가 좋은 방법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필라델피아의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도 경기 도중 아기의 성별을 밝히는 퍼포먼스를 했다. 이날 경기 전 하퍼는 분홍색과 하늘색 방망이를 1자루씩 들고 더그아웃에 들어섰다. 하퍼의 동료 트레이 터너는 하퍼의 아기의 성별을 미리 문자 메시지로 전달받았고, 타석에 나서는 하퍼에게 하늘색 방망이를 건넸다. 아들이라는 뜻이었다. MLB 사상 경기 도중 자녀의 성별을 공개한 선수는 하퍼가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