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때 자리 떴다고 다시 불러 ‘벌주’, 업추비로 호텔 결제···과총 회장의 전횡

2025-07-11

과기정통부, 종합 감사 결과 공개

회식 이후 이석자 3명 ‘보직 해임’

업무추진비 셀프 증액에 유용도

정부 지원금을 받는 과학기술분야 학술 단체인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감사한 결과, 이태식 과총 회장의 직원 괴롭힘과 업무추진비 유용 등이 드러났다.

회식 때 자리를 일찍 떴다면서 억지로 술을 먹이는가 하면, 업무추진비로 호텔비를 선결제하고 노트북 컴퓨터와 휴대전화도 산 것으로 나타났다.

과기정통부는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과총 종합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23년 10월 차기 보직 예정자 3명 등과 회식을 하는 자리에서 직원 괴롭힘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다.

이 회장은 이들 3명이 회식 중 말없이 이석했다며 밤 9시쯤 회식 장소로 다시 부른 뒤 자리에 세워 놓고 강하게 질책했다. 당시 회식 참석자들은 공통적으로 “이 회장이 격노한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그 뒤 이 회장은 술(하이볼)을 주문해 각자 한 잔씩 ‘원샷’하도록 지시하는 등 벌주를 강요했다.

이 회장의 ‘분노’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해당 회식 이후 인사위원회 위원장인 과총 사무총장에게 부장 또는 실장이었던 해당 3명을 해당 부서의 일반부원으로 보내라고 지시했다. 보직 해임하라는 것이었다. 이 회장 지시는 인사위원회 의결에 따라 실제 발령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감사 결과 보고서에서 “해당 3명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가하고 근무 환경을 악화시킨 사실이 있다”고 적시했다.

이 회장의 업무추진비 유용도 드러났다. 2023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쓴 휴일 및 심야 업무추진비 가운데 268만3052원을 개인 사유로 사용했으며, 이와 별개로 병원과 약국 등에서 개인 사유로 의심되는 8건(24만8500원)의 집행 내역도 확인됐다.

이뿐만 아니라 이 회장은 2023년 12월 한 호텔에서 업무추진비로 200만원을 선결제하는가 하면 같은 달 총 500만원 상당의 노트북 2대와 130만원 상당의 휴대전화 1대도 구입했다.

이 회장은 또 지난해 1월 내부 결재로 월 업무추진비 지급액을 회장은 600만원에서 750만원으로, 사무총장은 450만원에서 550만원으로 증액했다. 이에 따라 임원 업무추진비 연간 총 소요 예산이 23.8% 증액됐는데도 이사회에 설명도 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는 감사 결과 보고서에서 “과총의 부채가 원금 기준 총 587억원에 달하는 상황임에도 기관 운영 효율화를 위해 솔선수범해야 할 임원이 이사회 의결 절차를 무시하면서까지 업무추진비를 증액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자신과 같은 학교, 같은 학과에 재직하던 명예교수를 과총 연구소장으로 위촉해 지난해 1월부터 매달 250만원을 고정 지급하기도 했다.

과기정통부는 감사 결과 보고서를 통해 “과총은 2020년 이후 자체 종합감사를 단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았다”며 “적절한 내부 통제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는 (과총) 이사회가 내실 있는 역할을 수행해 적절환 내부 통제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