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려항공의 최다 운항지가 중국 베이징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바뀌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2일 보도했다. 북러 군사협력 강화 분위기 속에서 북한은 임시편까지 더해가며 러시아로의 운항 횟수를 늘리고 있다.
VOA는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를 인용해 고려항공이 지난 1~11일에 총 7번에 걸쳐 블라디보스토크행 항공편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만으로 보면 1.5일에 1회꼴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고려항공 여객기가 운항한 셈이다.
북한은 매주 월요일·금요일에 블라디보스토크행 정기편 JS271편을 운행해 왔다. 그러다 최근 임시편인 JS371편을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 투입해 전체 항공편 운항 횟수를 늘렸다.
지난 1일과 4일 정기편인 JS271편에 더해 임시편인 JS371편이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 투입됐으며, 6일에도 JS371편이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했다. 이어 8일과 11일 정기편인 JS271편 여객기가 운항했다.
반면 고려항공은 중국 노선에는 임시편을 투입하지 않았다. 대신 각각 주 2회씩 베이징과 선양으로 정기 항공편을 편성했다.
앞서 VOA는 지난 9월 고려항공이 공개한 새 ‘항로시간표’를 인용해 북한이 주 3회이던 베이징 노선을 주 2회로 줄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북한은 이후에도 주 3회씩 베이징 노선에 항공기를 투입했는데, 지난달부터는 일주일에 2번만 베이징으로 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려항공은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베이징과 선양행 여객기를 각각 3번씩 운영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7회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VOA는 최근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강화된 북러 군사 협력이 항공기를 통한 인적· 물적 자원 이동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또 북중관계에 과거보다 냉랭한 기류가 흐르고 있어 항공기 운항에도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고려항공의 러시아 운항 횟수가 증가하기 시작한 지난 9월 VOA에 “(운항 관련) 항공사의 결정은 수요에 따라 이뤄진다”며 북한과 러시아의 교류가 늘고 있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또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다소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적인 상황을 정확히 알긴 어렵지만 김정은이 현재 중국과의 관계를 매우 편하게 느끼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