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랩
머니랩이 [머니스쿨]을 연재합니다!
“사람들이 부동산에서 돈을 벌고 주식에선 돈을 잃는 이유가 있다. 집을 선택하는 데는 몇 달을 투자하지만 주식은 몇 분 만에 사버린다.”『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1989)』, 피터 린치
예나 지금이나 투자는 노력의 산물이라기보다 운의 결과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 돈을 잃었을 때 ‘운이 없어서’라고 생각하는 게 속 편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주식이든 채권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공부할 수 있는 재료가 넘쳐난다. 그럼에도 당신에게 잃는 투자만 반복된다면 이유는 두 가지다. 공부 방법을 모르거나 공부를 하지 않거나….
머니랩은 단타성 ‘찍어주기’가 아닌 정도(正道)를 걸으며 공부하고자 하는 당신을 위해 [머니스쿨]을 준비했다. 각계를 대표하는 전문가가 ‘일타강사’(일급 스타강사)가 되어 투자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 경험을 아낌없이 나누어준다. 문제(투자)를 빨리 쉽게 푸는 요령보다는 알아두면 평생 투자의 버팀목이 될 배경 지식과 투자 철학까지 담았다.
배문성 라이프자산운용 크레딧 팀장(이사)은 채권과 부동산 분야 전문가다. 한국기업평가·한국수출입은행·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을 거쳤고 저서『부동산을 공부할 결심』(2022년)으로 화제를 모았다. 2023년부터 ‘가치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이채원 의장이 이끄는 라이프자산운용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및 크레딧 팀장을 맡고 있다. 잠시만 집중해 머니랩이 엄선한 강의를 따라가보자. 평생 ‘투자 우등생’ 자리를 놓치지 않는 저력을 쌓게 될 거라 확신한다.

◇ 강의에 들어가며
서울 아파트 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6월부터 대출을 규제하고, 9월엔 주택 공급 계획도 나왔지만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한강벨트’ 지역 아파트는 물론 서대문구, 동작구 등 한강벨트 주변 지역까지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정부는 추가 규제 카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조만간 나머지 인기 지역들도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추석 연휴에도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과연 현재 부동산 시장에 만연한 심리는 어떠하며, 실제 부동산 시장은 어떤 상황일까. 지금 서울 아파트는 비싸다고 할 수 있을까. ‘지금이라도 빨리 사야 하는 거 아닐까’ 조급해질 수 있지만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과거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살펴보자.
◇ 제1강 : 비쌀수록 수요 몰리는 ‘특이한 시장’
🤔대출을 규제하든 공급을 늘리겠다고 하든 서울 아파트 값은 계속 오르네요.
🧑🏻🏫 과거 사례를 봐도 ‘공급 정책’으로 부동산 수요를 안정시킨 적은 없었습니다. 1987년에 노태우 정부가 200만 호 공급 공약을 내세웠지만 87~90년도 집값은 폭등했어요. 나중에 분당, 일산 같은 1기 신도시에 ‘실제로’ 아파트가 쏟아지고 나서 안정되긴 했지만요. 최근에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서리풀 그린벨트를 풀어 2032년까지 2만 호를 완공하겠단 대책을 발표했었죠. 그런데 이후 서초구 집값은 어땠죠? 폭등했어요. 한마디로 시장은 ‘먼 미래’에 나올 아파트 공급 물량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 한국 부동산은 정말 심리전인가 봐요. 휴….
🧑🏻🏫 중요한 지적이에요. 한국에서 ‘부동산은 심리’라는 말은 학자들마저 인정할 수밖에 없어요. 왜냐, 그만큼 데이터(통계)가 부족하거든요. 예를 들어 당장 내년에 입주물량이 얼마인지도 정부와 민간기관 수치가 크게 다르고, 발표된 이후에 큰 폭으로 수정되곤 해요. 지금 이 순간에도 2026년 ‘공급 절벽’이 올 거라고 해서 공포 심리가 만들어졌죠. 그나마 실거래가나 거래량은 취합이 잘되는 편이지만, 이마저도 주택 매매가격 실거래가는 2006년, 전월세 실거래가는 2011년부터 집계되다 보니 긴 시계열을 분석하기가 어려워요. 이렇게 제대로 된 데이터가 없는 시장이다 보니 시장 참여자들이 우왕좌왕 선동되거나 이리저리 휘둘릴 수밖에 없는 거죠.
🤔 부동산 가격은 지금이 고점인지 저점인지 판단하기도 어렵더라고요.
🧑🏻🏫 주식을 비롯한 모든 투자나 거래는 조금이라도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게 기본이죠. 그런데 아파트 시장에서는 가격이 오르는 추세에 사는 사람이 많고, 떨어지는 추세에는 오히려 사려는 사람이 없는 경향이 있어요.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보면 가격 상승기엔 한 달에 1만 건 넘게 거래되는데 횡보장에선 3000~4000건, 하락장에선 거래량이 2000건 이하로 뚝 떨어져요. 오를 것 같으면 사고, 내릴 것 같으면 사지 않는 전형적으로 투자심리에 좌우되는 모습이죠. 특히 서울의 경우 인구, 가구수, 입주물량 등 부동산 시장에 직결된 요인보다는 금리와 정부 정책이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큰 현실입니다.
◇ 제2강 : 서울 아파트, 정말 비싼 걸까
🤔 객관적으로 지금 서울 아파트 시장 상황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