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전 경북 경주의 황리단길. 고즈넉한 길을 따라 카페와 식당 등이 줄지어 있는 700m 거리가 관광객들로 붐볐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중국인 관광객들은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호주에서 왔다는 조지아(23)는 “친구와 서울 여행을 왔다가 경주에서 APEC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궁금해서 와봤다”며 “경주의 모든 곳이 아름답고 즐길 거리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 왔다는 피에로(35) 일행도 황리단길의 명물인 황남쫀드기를 먹으면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피에로는 “한옥을 숙소로 정해서 머무르고 있는데 고즈넉해서 멋지다”고 말했다.
국내 관광객도 많았다. 김인화(44·서울 중구)씨는 “남편이 APEC 관련 일을 하는데 아이들 데리고 함께 왔다”며 “행사 기간 중이라서 그런지 더 쾌적하고 즐길 거리가 다채로워 감탄했다”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슈퍼위크 3일 차인 이날 경주의 상권에도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이병희(37) 황리단길 상가연합회장은 “가게마다 매출이 30%씩 늘었다”며 “모두 바쁘지만 반갑게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APEC을 계기로 경주가 다시 한번 부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리단길뿐만 아니라 APEC 기간 경주를 찾은 관계자와 관광객들로 곳곳이 붐비면서 경주가 ‘APEC 관광특수’를 누리고 있다.

특히 야간 볼거리가 인기다. 미디어아트 몽화(夢華)가 마련된 신라 고분군 대릉원에는 ‘천년의 문이 열리다’라는 주제로 매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10가지 테마의 미디어아트가 펼쳐지고, 다양한 체험 활동을 즐길 수 있다. 몽화는 꿈에서 노닐던 즐거움을 뜻한다. 보문단지 일대도 새로운 야경 명소로 떠올랐다. 보문 수상공연장에서 멀티미디어쇼가 열리고, 호반광장에는 신라 건국 시조 박혁거세 알을 형상화한 15m 높이의 APEC 상징 조형물과 3D 입체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평소 야경 명소로 꼽히는 월정교에서는 이날 오후 6시반부터 1시간동안 APEC 기념 한복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디자인한 한복을 선보이는 ‘한복 패션쇼’가 열린다.
1000년 전 신라 시대의 왕실 별장이자 정원이었던 동궁과 월지도 ‘경주 야경 베스트5’를 체험할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쉽게 다녀올 수 있다. 정상단과 배우자단이 일정을 마치고 관람할 수 있도록 경북도가 만든 투어다. 동궁과 월지는 경북도가 지난 3월 7~9일 경주에서 열린 APEC 제1차 고위관리회의(SOM1) 참석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가장 인상 깊은 경주 야경’ 중에 하나로 꼽혔다. 당시 응답자들은 “고요한 물빛에 신라 역사가 비치는 동궁과 월지 야경이 가장 아름다웠다”고 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5일까지 경주를 찾은 관광객은 447만4977명으로 지난해 332만7160명보다 115만명 정도 증가해 약 34%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도 같은 기간 12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18.6% 늘었다. 이중 명소로 꼽히는 황리단길에는 전년 대비 방문객이 38% 급증했고, 동궁과 월지에도 같은 기간 벌써 20만명이 다녀갔다.
경주시 관계자는 “APEC 기간 곳곳에서 경주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길 바란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경주가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로의 도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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