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img.sedaily.com/2025/02/11/2GOXEN4OV1_1.png)
영국의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사 크리스티의 인공지능(AI) 작품 경매 계획이 예술가 수천명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AI가 만든 작품 자체가 대부분 저작권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하면서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3000명 이상의 예술가들이 저작권 침해 우려를 제기하며 크리스티의 AI 아트 경매 계획에 반대하는 서한을 보냈다.
예술가들은 이번 경매에 출품될 작품 대부분이 저작권 허가 없이 학습된 AI 모델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음악, 영화, 미디어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 중인 이들은 AI 모델 개발 자체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인기 있는 AI 모델 상당수가 저작권이 있는 자료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술가들은 서한에서 "AI 모델들과 그 배후에 선 기업들은 허가나 대가 지불 없이 인간 예술가들의 작품을 이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AI 작품이 궁극적으로 자신들과 경쟁하는 상업용 제품 개발로 이어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크리스티는 주요 경매사 최초로 AI 작품만을 다루는 'Augmented Intelligence(증강된 지능)'라는 이름의 행사를 뉴욕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크리스티 측은 "이번 경매에 참여하는 작가들이 모두 주요 미술관에서 인정받은 실력있는 예술가들"이라며 "AI는 단순히 그들의 작품 세계를 확장하는 도구로만 사용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AI가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며 "인간 창의성의 스펙트럼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비영리 창작자 권리 단체 '페어리 트레인드(Fairly Trained)'의 설립자인 에드 뉴턴-렉스는 "나는 AI를 사용하는 예술가를 비난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크리스티가 이러한 작품(AI를 활용한 작품)들을 수만, 수십만 달러에 판매하는 것은 AI 기업들의 착취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많은 예술가들이 이들로 인해 생계를 망치는 상황이 슬프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정부는 현재 AI와 창작 산업에 대한 규제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저작권법 면제 조항을 통해 권리자가 별도로 유보를 신청하지 않는 한 기술 기업들이 음악, 도서, 미디어, 사진 등의 자료를 AI 학습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관련 예술업계는 '자동 참여를 기본으로 하되 원하지 않으면 이를 거부할 수 있는' 일명 옵트 아웃(Opt-out) 시스템은 비용이 많이 들고 관리가 어려울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