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저녈 TV 지상중계] <선호다방 1화> 노동편, 김형균

2025-03-13

2025년 3월부터 울산저널TV 유튜브 방송에 <선호다방>이 신설되었습니다. 울산의 도시 브랜딩과 발전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숨은 전문가들을 매주 만납니다. 유튜브 영상은 사전 녹화로 진행하고, 기사가 나가는 금요일 오전에 업로드됩니다. 영상은 QR코드로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출연자의 요청에 따라 기사만 게시될 수 있습니다. 이선호의 다방 손님들에게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선호(이하 “이”): 안녕하십니까? 울산저널에서 <선호다방>이라는 프로그램을 맡게 된 이선호입니다. 울산에서 중요하신 분들을 일주일에 한 번씩 모시고 이 대담을 하는데, 오늘은 제일 중요하신 분으로 노동 부분에서 모시게 되었습니다. 전 현대중공업지부 정책기획실장 김형균 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형균(이하 “김”): 네, 반갑습니다.

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중요한 단어를 찾으라면 저는 노동이라는 단어를 이야기하는데요.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는 노동이라는 단어를 계속 터부시하고 있죠.

김: 그렇죠.

울산 노동문제 키워드는 차별

이: 울산에서 제일 중요한 게 노동인데 지금 제일 필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노동문제에서 제일 중요한 게.

김: 지금 노동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자 간의 차별의 문제, 서로 격차가 벌어져서.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과 대기업 밑에서 사내 하청으로 또는 밖에 1차 2차 3차 밴더까지 있는 이 하청 노동자들 간에 너무 많은 노동 조건의 차이가 우리 울산에서도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 예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노동 계층이 지금 갈라져 버렸죠. 하나의 계층이 아니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또 비정규직에서도 또 나눠지고. 옛날에는 노동계급이 하나의 단일 계급이었는데 지금 완전히 노동계급에서도 갈라져 있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인데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한민국 미래가 저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거기에 대한 대안들을 제대로 정부든 정치권에서 제대로 놓지 못하고 있거든요. 거기에 대해서 어떤 대안이 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김: 노동자 간의 이중적인 계급이 형성됐던 것은 결국 전 세계 신자유주의 정책에 따라서 노동자들의 노동 유연화. 그래서 이 권리를 제대로 받지 못할 수밖에 없는 그런 조건을 만드는 일들이 되게 많았죠. 그래서 노동자들을 쉽게 해결하고 또 그들을 단결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자본이 그렇게 만들어갔죠. 그런데 거기에 정부가 같이 보조를 맞춰버렸습니다. 예를 들어서 정리해고법이나 기간제법이나 이런 것들을 통과시킴으로써 노동자들이 너무 많이 양산되어 버렸죠. 그래서 노동자들이 조직 노동자로서 조합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싶어도 가입하는 순간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못해서 결국 그들의 권리가 제대로 신장되지 못한 오랜 기간이 현재의 모습으로 나타난 거죠.

현재 노동계에서 계속 요구하고 있는 것은 노조법 2, 3조 개정을 통해서 하청 노동자들도 원청의 사용자와 같이 교섭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실질적인 지휘 권한을 가지고 있고 노동 조건 개선에 큰 권한과 힘이 있는 이 원청이 하청노동자들에 대해서 이 보장의 개선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죠.

또 하나는, 저는 현대중공업 출신인데, 현대중공업 사내 하청에 계신 분들이 일하고 계신 분들이 참 많은데 지금은 생산직만 따지면 정규직보다 하청이 훨씬 많아요. 그런데 그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하거나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되면 바로 업체를 날리거나 업체에서 솎아내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주기 때문에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 결국 헌법에 보장된 노동 삼권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하청 노동자들이 존재하는 겁니다.

이런 문제가 너무 오래됐고 하청 노조가 만들어진 지 2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조합원 수가 100명 200명 정도 수준밖에 안 된다는 게 말이 안 되는 이런 현실들이 지금 우리 울산에서도 현재 진행되는 상황입니다.

노동법 2조, 3조 통과 필요

이: 대한민국에 정부가 발표하는 노동자 수가 1500만. 실질적으로 2000만이 넘는 것 같은데요. 그중에 조직된 노동조합으로 보면 한국노총 100명, 민주노총 100명, 이 정도 되는데, 그중에서도 실질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데는 민주노총, 한국노총 합해서 한 10만에서 15만 정도밖에 안 되는데 이 노동자들이 대한민국의 경제를 한마디로 말해서 말아먹는 것처럼 정부나 언론은 매도하고 있죠. 노동법 2조 3조를 통과시키면 대한민국 경제가 무너지는 것처럼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실은 전혀 이 노조법이 제대로 통과돼야 우리의 경제가 더 활성화된다고 생각하는데, 동의하시죠? 거기에 대해서 잠시 말씀을.

김: 우리 사회가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 헌법에 보장된 노동 3권을 행사하는데 경제가 망한다, 또는 경제가 어려워진다? 이런 것은 이미 역사적인 사실로 거짓말이라는 게 드러났잖아요. 87년 노동자들의 투쟁 때 얼마나 많은 파업을 했습니까? 근데 나라가 망했습니까?

이: 훨씬 좋아졌죠.

김: 오히려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인해서 노동 조건이 개선됐고 월급이 올라 지역사회 그리고 경제가 활성화돼서 우리나라 경제 부흥이 일어났죠. 근데 그 이후에 신자유주의가 딱 도입되면서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률이 하락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결국 그것이 노동자들의 이 지역 경제나 전체 국가의 부가 오히려 더 쪼그라들게 되는 이런 상황들이 되어버리고 만 거죠. 노동자들이 파업한다고 해서 경제가 망하거나 이런 것이 아니라 정당한 노동자들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고 노동 조건이 개선되면 오히려 경제가 더 살게 되는 거죠.

이: 그러니까 경제라는 건 혈액과 똑같아서 돈이 어떻게 도느냐에 따라서 경제가 사느냐, 죽느냐인데, 지금 대한민국의 경제는 돈이 동맥 경화처럼 한 군데 뭉쳐져 있잖아요. 이게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면서 부는 계속 한쪽으로만 몰려가고 있고, 밀려나는 이 노동계급들은 아주 우리 한국 사회에서 그냥 밀려나는 계층으로 지금 몰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제가 SK에서 30년 이상 근무를 했는데 제가 들어갈 때 매출 1조를 하면서 SK가 전국으로 1위 기업이었습니다. 유공 때. 그때 SK 직원이 6000명이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거의 50조가 될 거예요. 50조가 넘을 거예요. 근데 지금 인원이 똑같이 6000명이에요. 그러면 정말 그만큼 일자리가 줄었느냐. 아니죠. 6000명 외에는 전부 다 분산시키고 또 하청으로 주고, 이렇게 가버린 거죠.

양질의 일자리를 갖고 있는 6000명은 그대로 있고 거기에 파생되는 모든 사람은 전부 다 비정규직으로 내몰려버린 거죠. SK만 이러냐. SK보다 소위 말해서 노동 집약적 사업, 산업인 데는 훨씬 더 심할 거 아닙니까?

김: 그렇죠.

외국인노동자 문제

숙련, 소통 해결 우선

이: 그게 현대중공업에서 나타나는 현실이라고 보거든요. 지금 현대중공업 같은 데도 외국인 노동자들을 엄청나게 들여오지 않습니까? 근데 외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와서 지금은 마치 동구가 활성화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어느 시점에 돼서 중공업 경기가 확 떨어지면 동구는 또다시 공동화 현상이 일어날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무작정 외국인 노동자들을 쓰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 지금 동구 지역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 이쪽에 6000명이 넘는 이주 노동자들이 들어와 있거든요. 근데 이 이주 노동자들이 대부분 본국에서 올 때 1000만 원에서 1500만 원 정도의 돈을 들여서 여기 왔기 때문에 쓸 돈이 없어요. 지역에서 쓸 돈이 없고, 또 이들이 많은 임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또 GNI 이것도 70%로 낮췄기 때문에 이주 노동자들의 수익이 많지 않아요. 결국 동구의 내국인들 정주 노동자들이 많아지면 집값도 올라가고 소비도 활성화되는데 이주 노동자들이 많아지면 인구는 늘어나지만 지역 경제는 전혀 변함이 없어요. 그래서 지금 동구 지역의 집이 잘 안 팔린다거나 매매가 잘 안되는 문제나, 또는 지역의 임대 공실률들이 많은 이런 일들이 되게 많죠. 그래서 지금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들어왔을 때 나타나는 문제가 여러 가지가 있을 거예요.

하나는 조선 산업의 숙련 문제가 생겨요. 이주 노동자들의 숙련 단절이 생기고. 두 번째로는 이주 노동자들과 소통이 안 되기 때문에 정주 노동자와 이주 노동자 간의 소통, 그다음에 이주 노동자들끼리의 소통, 서로 다른, 한 20여 개 국가에서 들어와서 일을 하기 때문에 각자 국가의 언어들로 아무리 얘기를 해도 안 되잖아요. 그래서 겨우 한다고 하는 게 휴대폰 어플로 통역 서비스를 받고 하긴 하는데, 그것도 예를 들어서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 이런 것은 통역이 잘 되는 반면에 다른 동남아 국가 언어들은 통역이 잘 안 돼요. 그래서 소통이 잘 안 되는 거죠. 러시아 쪽 계열에 있는 우즈베키스탄이나 키르기스스탄, 이런 쪽에 있는 나라들의 언어들은 번역이 잘 안 돼서 실제로 러시아어로 번역해서 알아들을 수밖에 없는 이런 일들이 지금 비일비재하거든요.

이런 걸 보면 이주 노동자들이 노동력이 필요해서 대거 현장에 들어와 일하게 하긴 하지만 조선 산업의 숙련 문제와 그다음에 지역 경제의 문제와 그다음에 지역에 사는 사람들과 이주 노동자들 간의 소통의 문제,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이 여전히 지금 나타나고 있습니다. 근데 이런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정부 지원이나 그런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조건들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고 있는 거죠.

조선 산업이 노동 집약적인 요소가 많아서 인구 감소로 인해 부족한 노동력을 이주 노동자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다 인정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이해는 해요. 하지만 너무 급격히 너무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들어오고 여기서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어떤 조건도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문제가 이주 노동자만 무조건 갖다 쓴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 노동의 문제는 사실 한국 사회가 좀 어느 시점이 되면서 꼬여버렸거든요. 노동문제를 좀 더 진보적으로 봐서는 단위사업장 위주의 노동조합이 아닌 산별 노조로 제대로 갔으면 이런 문제들이 많이 해결됐을 것 같은데 지금은 산별 노조가 아니고 개별 노조로, 완전히 민주노총이 일정 부분 산별 노조를 하지만은, 임금 체계도 각자 다르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건데요. 이 노동의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 경제는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지금 한국 사회가 점점 한쪽의 부는 몰려가고 계속 이 노동자에서 그러니까 원청, 좀 속된 말로 표현하면 양질의 일자리 돈 많이 버는 노동자들은 수는 계속 줄어들고 그 밑에 정말 최저시급에서 깔랑깔랑하는 이런 노동자들은 계속 늘어나는 게 대한민국 현실이잖아요.

노동자들이 돈을 벌어서 제대로 소주도 한잔하고 이렇게 해야 되는데 이럴 여력들이 없어지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저출생 문제도 생기고 지역 소멸 문제도 같이 다 따라오는 것 같은데, 마치 사람들은 노동조합의 문제를 이렇게 단결권이나 파업권 이런 걸 주면 강성 노동조합들이 생김으로써 대한민국 경제가 마치 무너지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잖아요. 그게 막 각 언론도 마찬가지고, 대한민국 국민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으니까. 대한민국이 제일 큰 합의가 있지 않으면 대한민국 경제가 나는 어렵다,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지금의 정치권에서 노동문제를 어떻게 봤으면 좋겠다, 이런 문제를 한 번쯤 생각하고 있으면.

정치권은 노동운동을 왜곡하고 있다

김: 정치권에서 노동조합, 노동운동 또는 노동자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제가 볼 때는 잘 모르고 있다, 라고 생각을 해요.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노동자들의 어떤 정서? 이런 부분은 주로 노동조합 간부들이나 노동운동을 하는 소위 노조 위원장들 또는 선별 간부들 이런 게 축약된 압축된 요구나 이런 것으로만 주로 인식하게 되는 거죠. 그런데 실제로는 노동자들의 이 목소리는 현장에서 훨씬 다양하게 나타나거든요. 그런데 정치권에서 바라볼 때는, 예를 들어 노조법 2, 3조 제도개선 요구나 이런 정도 수준으로만 바라보고, 또는 정치권에서는 표가 되느냐 안 되느냐, 라고 하는 그런 시각들이 되게 많죠.

그래서 이 시각들 때문에 실제로 노동자들의 진정한, 아까 말씀드렸던 그런 외면과 내면의 차이에 따른 불만, 그리고 그걸로 인해서 노동자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 권리를 포기하고 살 수밖에 없는 그런 패배감과 불안함, 미래에 대한 불안함, 이런 것들을 정치하시는 분들은 잘 모르신다는 거죠. 그것을 아무리 안다 하더라도 이건 한계가 분명해요. 왜냐하면 그 정치의 구조가 그것을 다 받아낼 수 없기 때문에 그런 거지.

현재의 정치가 그렇죠. 근데 한편으로는 또 노동운동을 하는 저도 반성할 게 되게 많죠. 저도 노조 간부를 오래 했지만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노동조합 운동이 지역으로 확산해서 단위 사업장의 담장 안에 갇힐 것이 아니라 담장 밖에서 전체 노동자와 함께 어깨 걸고 함께 싸워 가고 함께 계급적 단결을 이루어내는 것이 질적인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데, 이런 것들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지역에서의 정치적인 목소리가 작아지게 된 거고, 그 정치적인 목소리가 작아지니까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에게도 우리의 이야기가 제대로 전달이 안 되는 거 아니냐, 저는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그래서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담장 안에서 단위 사업장 내의 자본과 싸움만 할 것이 아니라 담장 밖에서 총자본, 그러니까 노동 관련한 제도를 가지고 노동자들을 옥죄게 하려는 그런 갖가지 제도와 정치적인 문제로 함께 싸워나가야 해결할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지역 정치는 노동자들의 모습이 자본가의 임금 교섭이나 노동 여건 개선 교섭뿐만 아니라 노동자들 간에 서로 자조 모임 이런 것들을 통해서 서로 연대하는 힘들이 필요한 거죠. 노동자들이 이렇게 연대하지 않고 자조 모임도 없이 그냥 가만히 앉아서 뭐 내놔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거죠. 또 정치에서는 그렇게 해 줄 수도 없는 상황이고. 그래서 결국 우리끼리 좀 더 큰 구조로 단결을 해내는 것이 지역에서 힘도 발휘할 수 있고 정치적인 힘도 발휘할 수 있겠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한국 사회가 여러 가지 질곡의 사회를 지내오면서 몇 번의 고비고비를 넘기지 않았습니까? 노동문제도 마찬가지고. 87년 이후가 있고 또 IMF 때 대량 해고가 나면서 또 그걸 극복해 나온 것도 우리나라의 노동력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이런 걸 다 극복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87년 이후 그리고 IMF 이후, 이번 12.3 계엄 이후에 한국 사회가 또다시 다른 방향으로 가는 하나의 전환점이 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번 기회에 사실 탄핵이 되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지금으로 봐서는 거의 뭐 8, 90% 가는 것 같은데요. 그러면 새로운 정부가 어떤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이런 게 노동자들 입장에서 바라는 게 있지 않겠습니까? 거기에 대해서 의견을 들었으면 합니다.

노동문제 해결은 듣기부터 시작

김: 노동자들의 요구는 되게 많죠. 많은 요구를 어떻게 모을 거냐, 저는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주말마다 탄핵 집회가 열리는데, 지난 박근혜 정부 탄핵과 이번에 윤석열 정부 탄핵의 차이점, 그리고 그때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과연 그 뒤에 어떻게 그 촛불의 정신을 제대로 구현해 냈는가에 대한 반성 이런 것들이 있어야 하는 거죠. 그러면 노동 쪽에서는 어떻게 반성해야 하고 정치권에서는 어떻게 반성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하나의 좋은 이 반면교사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거죠.

박근혜 정부 탄핵 이후에 그 수많은 촛불 광장에서 말했던 이런 부분들이 대부분 문재인 정부가 이것을 수렴해서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를 너무 많이 했어요. 그런데 그 광장은 사라지고 그것이 국회나 시민단체의 요구로 직결됐죠. 그런데 실제로 그것이 이행은 안 되고 결국 기득권들의 저항에 의해서 무너지고 말았던 거죠.

이후에 다시 나타나는 이 탄핵 상황에서 과연 이것이 이 요구가 어떻게 모이고 이 요구를 다시 어떻게 수행할 거냐, 라고 하는 부분에서 저는 이 광장이 물론 똑같은 물리적 광장이 아니지만 광장이 사라져서는 안 된다. 이 광장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 그것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 광장을 계속 연결해서 광장의 요구가 힘이 되기도 하지만 광장의 요구가 칼이 되기도 해야 한다. 감시의 대상이기도 해야 한다. 그 광장이 계속 이행됨으로써 오히려 정치권이 긴장하고 이 요구가 관찰될 수 있도록 해 나가는 이것이 제일 중요하고요.

어떻게 유지되고 그걸 어떻게 수렴할 거냐는 것은 정치권에서 해야 할 일들이죠. 저는 그렇게 해서 이 요구가 무엇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요구를 어떻게 받아내는 구조를 만들 거냐, 이것이 앞으로가 우리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시간 관계상 이 정도 하시고요. 정말 대한민국의 정치 문화가 좀 바뀌어야만 노동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선진국으로 가려면 대한민국에서 여성이 반이면 여성이 국회의 절반이 되는 게 정상적입니다. 그리고 노동자가 절반이라면 노동자들이 절반 이상 들어가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게 정상적인데요. 지금 대한민국 국회를 보면 노동자는 거의 몇 명 되지 않습니다.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법조인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자기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게 대한민국 정치의 현실입니다. 이것마저도 좀 바뀌어 나가야만 대한민국 노동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태고 이후로 노동의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되는 그런 사회는 없으리라고 봅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우리가 목소리를 내고 끊임없이 해야만 그나마 조금씩 조금씩 변해가지 않겠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번 기회를 삼아서 제대로 된 민주 정부를 수립하는 게 저는 맞다고 봅니다. 그래서 노동의 목소리를 잘 들었으면 합니다. 끝으로 한 말씀만 해 주시죠.

김: 저도 37년 동안 노조 활동을 하고 정년퇴직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못다 한 숙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동구에서 하청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많이 나서고 있는데요. 제 목소리가 또는 제 힘이 조금이라도 잘 반영이 돼서 정치권에서 잘 수렴되고 또 그것이 전체 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예, 고맙습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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