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퍼가 샷을 할 때 페어웨이에 생기는 구멍을 ‘디봇’이라고 한다. 페어웨이로 잘 친 티샷이 디봇에 빠질 경우 골퍼는 불운을 탓할 수밖에 없다. 그 상태에서 그대로 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디봇에서 떨어져 나온 뗏장 위에 공이 멈췄을 때는 어떨까. 벌타 없이 구제를 받을 수 있을까. 아니다. 역시 불운을 탓해야 한다.
13일 골프전문 매체 골프닷컴을 보면 이 잡지 에디터 조시 센스는 최근 자신의 지인이 대회 도중 이같은 일을 당했다며 이 경우의 규칙을 설명했다.
그는 사진 속 장면이 장난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장난이 아니고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지인이 대회 도중 티샷을 페어웨이로 잘 보냈는데 공이 뗏장 위에 놓여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경우에 골프규칙 9조 1A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코스에 정지한 공은 있는 그대로 플레이해야 한다”는 규칙이다.
예외를 적용받으려면 이 규칙에서 구제를 허용하는 경우에 해당해야 한다. 그러나 뗏장 위에 놓인 공은 구제를 허용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디봇에 빠졌을 때와 마찬가지다.
이 규칙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베른하르트 랑거도 그 중 한 명이다. 랑거는 “디봇은 선수들이 만드는 것”이라면서 “디봇에 빠졌을 때는 밖에 드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주장 역시 만만치 않았고, 규칙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 에디터에 따르면 그의 지인은 공이 뗏장 위에 있는 상태로 185야드 거리에서 샷을 해 그린에 공을 올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이동은은 지난 12일 열린 K-FOOD 놀부·화미 마스터즈 최종 라운드에서 엄격한 규칙에 2타를 잃고 우승을 놓쳤다.
한 타 차 단독 2위로 이날 경기를 시작한 이동은의 8번 홀(파5)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경사면 풀숲 깊숙이 들어갔다. 공을 찾은 이동은은 이를 꺼내 자신의 것인지를 확인하고 내려놓은 뒤 샷을 해 이 홀을 파로 마쳤다. 하지만 이후 공을 다시 돌려놓는 과정에서 원래 위치와 다른 곳에 놓았다는 판정을 받아 2벌타를 받았다.
골프규칙 14조 2C ‘공을 리플레이스하는 지점’을 보면 경기자는 집어 올리거나 움직인 공은 반드시 원래의 지점에 다시 놓아야 한다. 위반하면 2벌타를 받는다.
순식간에 2타를 잃은 이동은은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고, 결국 단독 9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