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으로 허비하기엔 아까운 청춘…이제 그만 돌아와라” 의대교수의 호소

2025-03-24

의과대학을 보유한 대학들이 24일 미등록 시 제적 처리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재차 밝히면서 의대생들의 동향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국립의대 교수가 "투쟁은 교수들에게 맡기고 학생들은 이제 돌아와 실리를 챙기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강석훈 강원대의대 의학교육학교실 교수는 이날 대한의사협회(의협) 의료정책연구원이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의과대학 증원과 의학교육의 문제'를 주제로 개최한 포럼에서 패널로 참석해 "(의대 증원 사태는) 어른들이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인데 왜 무고한 학생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교수는 "정부를 상대로 투쟁을 하고 있는 의대생들 중 일부는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라며 "의대생들이 의학 교육의 공백을 겪으며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 시기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의학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이지 않나. 한창 배우고 성장해 나가야 하는 시기인데, 그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담보로 투쟁하고 있는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그 소중한 걸 또다시 버리라고 해야 하느냐"며 "이제 의대생이 아닌 의대 교수들이 그 짐을 짊어지자는 것"이라고 발언의 취지를 설명했다.

강원대 의대는 이달 17일 예과 1학년을 제외한 나머지 학년이 2025학년도 1학기 학사일정을 시작했다. 강 교수의 수업에 수강 신청한 학생은 본과 3, 4학년을 합쳐 10명 남짓으로 알려졌다.

이날 포럼에서는 정부의 무분별한 의대 증원으로 인해 의학교육이 30년 전 수준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임상 실습이 부실해질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날 발제를 맡은 채희복 충북대병원·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실습은 물론 참관할 기회가 줄어들고 인체 모형 시뮬레이션을 통해 배운 지식을 검증하기도 어려우니 졸업생들의 교육의 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25학번을 비롯해 증원된 의대생에 대한 교육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충북대는 의대 입학정원이 기존 49명에서 126명으로 늘어나 전국 의대 중 증원 규모가 가장 컸는데,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2024년 1차년도 의학교육 평가인증 주요변화평가'에서 불인증 유예 판정을 받았다. 채 교수는 이날 의학교육 정상화를 위한 해결 방안으로 "의대 교육을 담당할 교수 확보와 시설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며 "(2배 이상) 늘어난 의대생을 모두 소화할 수 없으니 지역 2차 병원과 업무협약을 맺어 임상 실습을 파견 보내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도 이대로는 정상적인 의학교육이 이뤄질 수 없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장재영 서울대병원 사직 전공의는 "의학교육의 가장 핵심은 임상실습이다. 얼마나 많은 학생을 직접 실습에 참여시키느냐가 핵심인데 현재 (증원된) 상태에서는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경희대의대를 휴학 중인 강기범 의협 정책이사 역시 "기존에도 의대마다 임상 실습 교육의 편차가 컸다"며 "단순히 의대생 수를 늘리고 낙수효과로 늘어난 의사를 지역에 남게 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지역의료의 신뢰 하락으로 귀결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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