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보고에 李 웃음기 싹 사라졌다 "기업 체불 아주 엄벌해야"

2025-09-02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서 1.9%까지 추락한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회복시킬 전략은 무엇일까. 이 주제를 놓고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부 장관이 두 시간 동안 토론을 벌였다. 2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는 ‘중대재해 근절 대책’을 놓고 토론한 7월 29일 국무회의에 이어 5주 만에 다시 생중계됐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1%대까지 추락한 잠재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리지 않으면 어떤 정책도 결국은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 분명하다”며 “우리 정부는 (잠재성장률) 하락 흐름을 반전시키는 첫 정부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적극 재정, 그리고 생산적 금융을 양대 마중물로 삼아서 신기술 혁신 지원, 규제 개혁, 산업 재편, 인재 양성 등을 포괄하는 범정부 차원의 종합 대책을 신속하게 수립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는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7개 부처가 업무보고를 하면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구윤철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장치인 GPU(그래픽 처리장치) 5만 장을 조기에 확보하겠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올해 추경 예산으로 구매하는 건 얼마냐” “내년까지는 다 확보할 수 있는 건가”라고 물으며 차질 없는 집행을 당부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무역 질서 재편에 따른 대응책을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미국이 관세 갖고 저렇게 압박하는 걸 보니, 우리가 미국에 수출 의존도가 높다 보니 그런 것 같다”며 “수출 국가 다변화에 주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수출국 개발 등에 (금융을) 집중 지원하는 방식으로 우선 지원하는 방법도 어떤가”라며 “외교 공관 역할을 수출 교두보처럼 운영해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이날 회의에선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 원인과 해법도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50 대 50 정도로 유지되던 지방과 수도권의 총생산이 2015년부터 급격하게 벌어지기 시작했는데, 이때 특별한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은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우리를) 넘어서기 시작하면서 비수도권 지역이 타격을 받았다”고 답했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조선업이 2016년부터 3년간 최악의 불황을 맞았다”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동남권은 조선·방위산업, 호남은 재생에너지, 충청은 첨단 과학 분야 식으로 거점별 산업에 맞춰 지방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균형을 맞춰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방재정 불용(不用) 최소화를 통한 지방재정 확대 방안을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지방자치단체가 절약한 예산을 다른 사업으로 쓸 수 있게 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자체는 배정받은 정부 예산이 남으면 (중앙 정부에) 돌려줘야 하는데, 그게 귀찮으니 다 쓴다”며 “(아껴서) 남기면 다른 데 쓸 수 있게 허용하는 걸 검토해 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를 받을 때는 고개를 숙이며 문서를 정독했지만, 중간중간 가벼운 농담도 던지며 토론을 이끌었다. 배경훈 과기부 장관이 빠른 속도로 업무보고를 마치자, 이 대통령은 “너무 빨리 지나가 버려서 눈이 따라가질 못하겠다”며 웃었다. 전북 전주병 현역 국회의원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대한민국 AI를 전북에서 꽃피운다 해서 희망이 가득하다”며 관련 예산 증액을 요청하자, 이 대통령은 웃으며 “갑자기 왜 전북 얘기를” “약간 국회 냄새가 나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산업재해나 임금체불 관련 이슈가 거론될 때는 이 대통령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이 대통령은 “산업재해 단속·예방을 강조했더니, 건설 경기를 죽인다고 항의하는 분위기가 있나 보다”라며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 불법과 비인권적인 조건에서 건설산업 경기를 활성화하면 되는 건가”라고 말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30% 기업에서 체불이 반복되는 게 전체 체불액의 7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체불했던 곳이 또 체불한다는 것인데, 처벌과 제재가 약해서 그렇다”며 “아주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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