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262억달러 무역적자 '최다'
일본 180억달러·호주 144억달러 순
중동지역 에너지 수입국 만성 적자
소재·부품·장비 수입도 적자 주요인
[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트럼프 신정부가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주요 교역국들을 압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557억달러(수출액 기준)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며 표적이 되고 있다. 미국 기준으로 보면 601억달러(수입액 기준)의 무역적자를 기록하며 8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폭탄' 공세에 대응하느라 분주한 상황이지만, 시선을 안으로 돌려 우리나라의 무역적자 현황을 보면 오히려 해법을 쉽게 찾을 수도 있다.
◆ 한국, 일본·독일 소·부·장 수입의존도 높아 만성적자
우선 우리나라의 무역적자 현황을 분석해 보자.
최근 우리나라는 견조한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무역적자' 요인에 대한 문제점은 감춰져 있던 게 사실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국 중에서 무역적자가 가장 큰 곳은 사우디아라비아로서 262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어 일본이 18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호주(-144억달러), 독일(-133억달러), UAE(-129억달러), 카타르(-127억달러), 쿠웨이트(-84억달러), 이라크(-78억달러), 중국(-69억달러), 인도네시아(-46억달러) 순이다(그래프 참고).

일본과 독일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수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소부장 수입 의존도가 높아 만성적인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일본 수입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이후 정상화되면서 높은 수입의존도가 유지되고 있다. 이로 인한 대일 무역적자도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무역적자는 주로 에너지 수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일본과 독일의 경우 소재·부품·장비 수입으로 인한 적자가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 사우디·UAE 등 중동 5개국 무역적자 680억달러…대미흑자 웃돌아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에 대한 무역적자도 심각한 상황이다.
10대 무역적자국 중에 사우디, UAE, 카타르, 쿠웨이트, 이라크 등 중동 5개국은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수입으로 인한 적자가 고착화된 곳이다.
수입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수출은 부진한 상황이다. 사우디를 제외하면 잠재 수요가 크지 않아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해소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 5개국의 무역적자는 680억달러 규모로서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557억달러)를 훌쩍 넘어선다.
때문에 이들 국가의 에너지 수입을 줄이고 미국의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무역적자를 해소하면서 동시에 대미 무역흑자도 줄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안이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미흑자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방안이 가장 유용하다"면서 "미국의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만큼 다른 국가의 에너지 수입을 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운송비다. 미국에서 원유나 가스를 수입할 경우 운송비가 중동지역 대비 약 1.5~2배 높아진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미국산 가격이 더 저렴해도 운송비를 감안할 경우 전체 수입비용은 오히려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릴 경우 정부가 운송비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도 얼마나 지원하는 게 합리적일지 검토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산 에너지를 수입할 경우 운송비를 얼마나 지원하는 게 합리적일지 관계부처와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