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셰익스피어 최후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희곡 ‘템페스트’가 국립극단의 ‘태풍’으로 변주돼 올 연말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셰익스피어 특유의 시적 대사는 살리되 주요 인물을 여성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시대와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보편적 인간 서사를 펼칠 계획이다.
국립극단은 올해 마지막 작품인 ‘태풍’을 내달 4일부터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고 11일 밝혔다.
‘태풍’은 노년의 셰익스피어가 쓴 ‘템페스트’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템페스트는 동생에게 권좌를 빼앗기고 딸과 함께 추방당하기까지 한 밀라노 공작이 외딴 섬에서 12년간 마법을 익혀 복수를 계획하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이야기는 결국 복수 대신 용서와 화해로 마무리된다. 복수로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 인간에게 용서와 화해, 그리고 사랑의 진가를 알려주는 이야기인 셈으로 따뜻한 연말 공연으로 제격이다.
국립극단의 올해 마지막 라인업이기도 한 ‘태풍’은 ‘템페스트’를 새롭게 조명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5월 ‘헤다 가블러’로 관객과 만났던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 박정희가 연출을 맡아 명동예술극장 무대를 황홀한 마법의 무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특히 원작의 주인공인 밀라노 공작 ‘프로스페로’와 나폴리의 왕 ‘알론조’를 각각 ‘프로스페라’와 ‘알론자’라는 여성으로 변주한 시도가 눈에 띈다. 시대와 성별의 경계를 넘어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프로스페라’ 역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지닌 관록의 배우 예수정이 맡아 5년 만에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또 국립극단 시즌 단원으로 활동 중인 홍선우를 비롯해 황선화, 이경민, 문예주, 윤성원, 성근창, 박윤희, 구도균 등 시즌 단원 출신 배우들이 합류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무대를 실감나게 그려낼 예정이다. 프로스페라의 마법이 펼쳐지는 무대는 여신동 디자이너가 맡는 가운데 공연 중 라이브 연주도 더할 계획이라 기대를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