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족쇄 벗고 삼전 시총 60% 팽창 주도…'뉴삼성' 본격 드라이브

2025-10-26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27일 취임 3주년을 맞으면서 인공지능(AI)과 반도체·바이오 부문 초격차 경쟁력을 향해 광폭 경영에 돌입한다. 이 회장은 반도체 불황과 갤럭시 S22 발열 사태,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 등 삼성호(號)가 악전고투하던 3년 전 선장에 올라 위기의 순간마다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며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해왔다.

올 7월 대법원의 무죄 확정으로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떨쳐낸 이 회장은 숫자로 경영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년 만에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앞두고 있고 시가총액은 약 60% 팽창해 600조 원 고지가 코앞에 있다. 이 회장은 취임 3주년을 지나며 국내외 주요 인사들과 폭넓게 접촉하며 ‘뉴삼성’을 향한 조직·인적 쇄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취임 3주년인 27일 별도 기념식이나 대외 메시지 없이 일상 업무를 챙기다 28일부터 시작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참석을 계기로 활발한 대내외 활동에 나선다. 이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글로벌 빅테크 거물들뿐 아니라 한국을 방문할 미국·중국 등의 정상들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 회장은 취임 3주년인 올해 역대급 성과를 올리며 삼성전자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의 양대 축인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이 흔들리던 2022년 10월 회장에 선임된 그는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하자”며 ‘기술경영’에 온 힘을 쏟았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 실적이 극적으로 반등하며 새로운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이 회장의 경영 성과는 숫자로 입증된다. 회장 취임 당일 354조 6051억 원에 머물던 삼성전자 시총은 3년 만에 60%가량 늘어 584조 8602억 원(10월 24일 기준)으로 급증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 규모도 324조 원 이상으로 전망돼 2022년(302조 원) 세웠던 창사 이래 최대 기록을 3년 만에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 취임 후 3년은 위기 극복의 연속이었다. 삼성전자는 2023년 반도체 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며 영업이익이 6조 5670억 원까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35조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3년에 걸친 이 회장의 땀은 내년에 더 큰 결실이 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창사 이후 최고치(2021년 51조 5700억 원)를 쉽게 갈아치우고 6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금융투자 업계는 벌써 전망하고 있다.

초기 대응에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도 삼성은 완전히 전열을 재정비했고 이 회장의 글로벌 빅테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대만 TSMC가 단독 공급하던 테슬라의 AI 칩을 공동 수주하거나 단독 공급하는 빅딜을 맺기도 했다. 삼성은 최근 오픈AI로부터 월 90만 장(웨이퍼 기준) 규모의 D램 공급의향서(LOI)를 확보하기도 했는데 이 회장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나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와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국가 경제발전에도 앞장섰다. 지난해 7월 이 회장은 직접 파리올림픽 현장을 찾아 한국 선수단을 응원하고 글로벌 정·재계 인사를 만나 한국의 위상을 드높인 바 있다. 그는 올 8월에는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해 격변하는 통상 환경에서 국익을 지키려 정부를 적극 지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별장으로 불리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아 대미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활약을 설명하며 관세협상 진전에 힘을 실었다.

사법 리스크가 끝나자 경영에 전념하며 실적 회복으로 자신감을 충전한 이 회장의 ‘뉴 삼성’ 구상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다음 달 말 대대적인 조직·인사 쇄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AI 시대에 걸맞은 조직과 인사, 신사업과 인수합병(M&A)을 이끌 컨트롤타워 신설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여부도 관심사다. 그는 2019년 10월 사법 리스크가 닥치자 등기임원직을 내려놓았다. 4대그룹 총수 중 미등기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한 상황이어서 등기임원 복귀로 ‘책임 경영’이 강화되는 모습을 기대하는 여론이 적지 않다.

재계에서는 지금이 이 회장에게 ‘뉴 삼성의 비전’을 각인 시킬 최적기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과 주가, 사법 리스크 해소 등 쇄신을 위한 모든 조건이 마련돼 있다”면서 “지금이 AI 초격차를 위한 조직 혁신을 할 최고의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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