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한 LG가 본격적인 ‘PS 준비 모드’에 돌입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좌완 선발 중 한 명을 불펜으로 옮겨 허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선발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필승조로 활용해 재미를 본 LG는 이번에도 ‘불펜 알바’의 폭발력을 기대한다.
염 감독은 지난 13일 남은 정규시즌 경기에서는 선발 자원을 전부 불펜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을야구를 앞두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불펜 피칭 대신 중간에 1이닝 정도 구원 투구를 시키기로 했다. 포스트시즌에 필승조로 보직을 옮길 선발 투수를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현재 LG 1군에 등록된 불펜 투수 중 좌완 투수는 함덕주뿐이다. 염 감독은 불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좌완 선발 송승기와 손주영 중 한 명을 포스트시즌에서 불펜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송승기는 지난 13일 KIA전에 이번 시즌 처음으로 구원 등판했다. 1.1이닝 동안 안타 4개를 맞고 2실점(비자책)했다. 8회 1사 1·2루에 구원 등판해 1실점한 그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연속으로 안타를 맞으며 이닝을 끝내지 못하고 교체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상황에 여유가 된다면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1번 정도 더 (구원투수로서) 테스트해보겠다”라고 말했다.

LG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도 외국인 선발 투수 에르난데스를 불펜으로 전환했다. 에르난데스는 정규시즌 14경기에서 4승 4패 평균자책 4.23으로 폭발력이 부족했다. 강력한 구위는 선발보다 불펜에서 큰 효과를 발휘했다. 그는 KT와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 전부 구원 등판해 1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 0을 찍었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는 선발 투수 임찬규의 공을 이어받아 3.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손주영도 작년 가을 ‘불펜 알바’를 뛰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2경기에서 실점 없이 1승 1홀드를 기록했다. 특히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선발 투수 최원태가 2.2이닝 만에 3실점하고 강판된 후 구원 등판해 5.1이닝을 실점 없이 막으며 이닝 소화력을 보여줬다. 플레이오프에서는 2차전에 선발 등판하고 나흘 뒤 4차전에 구원 등판했으나 모두 패전 투수가 됐다.
LG는 9월 8경기에서 구원 평균자책이 6.84까지 떨어지며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점수 차이가 적은 상황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필승조는 셋업맨 김진성과 마무리 투수 유영찬, 신인 김영우 정도다. 장현식은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불펜 전력을 강화해야 단기전인 가을야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