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학기 의대 재학생 1만9000여명 중 42.6%인 8305명이 유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제적 예정 인원은 46명으로 조사됐다. 의대생 유급 대상이 1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예상보단 적은 수치지만 대규모 유급이 현실화하며 수업 파행과 의료인력 수급 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9일 40개 의대의 유급·제적 현황을 공개했다. 지난 7일 기준으로 1만9475명 중 8350명이 유급 대상자다. 제적 대상 의대생은 46명이다.
학년별로 보면 본과보다 예과에서 유급 대상자 비율이 낮았다. 예과 1, 2학년 재학생 9108명 중 유급 예정 인원은 2455명(26.9%)이었다. 본과생 1~4학년생 1만367명 중 유급 대상은 5850명으로 절반에 달했다. 학칙에 따라 예과 과정에는 유급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들이 있어서 차이가 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예과에는 학기 말 학사경고 예상 인원이 많았다. 유급·제적이 아닌 학기 말 학사경고 대상자는 총 3027명으로 이중 예과생이 2901명이었다. 또 한 과목만 수강 신청해 유급이나 제적을 피한 의대생은 1389명으로 이중 예과생은 749명, 본과생은 640명이었다.
현재 수업을 듣고 있는 의대생은 전체 재학생의 34.4%로 집계됐다. 교육부는 최대 6708명의 의대생이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교육부는 학기 말 학사경고 대상자 3027명과 올해 1학기 한 과목만 신청한 1389명은 2학기 수업 참여가 가능하다고 했다. 또 이들이 1학기에 미이수한 학점을 보충할 경우 정상 진급할 수 있다고도 했다. 예를 들어 예과생 중 학기 말 학사경고 대상자 2901명과 한 과목 수강신청자 749명이 2학기에 수업에 참여하고 계절학기를 들으면 정상 진급이 가능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의대 증원 철회 등 정치적 상황이 달라져 동맹휴학을 이어갈 명분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의대생들이 의학교육의 질 저하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들은 내년 24-25-26학번이 한꺼번에 수업을 듣게 되는 상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본다.
내년 26학번 의대생 3058명과 24-25학번 중 유급 대상자는 1626명은 내년 1학기 수업을 함께 들어야 한다. 유급을 피한 학기 말 학사경고 대상자(2097명)와 한 과목 수강신청자(620명)가 2학기까지 수업을 듣지 않으면 내년 1학년 수업은 파행이 불가피하다.
본과 4학년 재학생 2511명 중 절반 이상인 1399명이 유급돼 의사인력 수급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본과 4학년은 수업을 이수하고 졸업을 해야 의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의대생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은 이날 교육부 관계자들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의대협은 교육부가 대학에 수업에 미복귀한 의대생들을 제적·유급 처리하도록 압력을 넣고 휴학계를 반려하게 하는 등 압박을 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