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태민 기자]국토교통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위원회’를 출범하며 ‘체질 개선’에 나선 가운데 개혁을 이끌 LH 수장 인선이 장기화함에 따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달 초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 발표도 예정된 만큼 공백 없이 정책이 추진되려면 LH 사장 인선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한준 LH 사장은 지난달 사퇴 의사를 표명한 가운데 국토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현재 LH의 새로운 수장으로 김세용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 이헌욱 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 김헌동 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사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진행된 결과는 없는 상태다.
세종 관과에서는 LH 사장 인선이 이달 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LH 사장 자리는 국토부가 기존 사장의 사표를 수리한 뒤 LH가 임원추천위원회를 꾸려 차기 사장 공모에 나서는 구조다.
하지만 임추위가 구성돼도 통상 후보 접수부터 검증 절차 등을 고려하면 최소 한 달 이상이 소요되기에 이달 초 공급 대책이 발표되더라도 한동안 대행 등 임시 체제로 인한 조직 불안정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10월 국정 감사 이후 인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업계는 인선 속도가 국토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국토부는 LH의 사업방식을 택지 매각에서 공공 주도 개발로 확대할 수 있도록 ‘LH 개혁위원회’를 출범하고 올해 안에 구체적 개혁안을 내놓기로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장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정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한 국토부 산하기관 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장이 바뀌는 것은 익숙하지만, 중요한 결정은 새 수장이 와야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인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LH 외에도 다른 공공기관들의 수장 공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토부 산하에 사의를 표명했거나 임기가 끝나 수장이 공백인 기관은 LH를 비롯해 코레일, 에스알(SR),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국가철도공단, 한국부동산원, 한국공항공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국토안전관리원 등 9곳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 산하 기관들은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업들이 많다”며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국민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토부를 비롯한 각 기관이 유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조속히 인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