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당초 발표된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AI6' 뿐만 아니라 'AI5'도 삼성 파운드리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밝혔다.
머스크 CEO는 22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AI5와 관련한 정정 사항이 있다”며 “AI5 초기 생산단계에서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TSMC 애리조나 공장, 삼성 텍사스(테일러) 공장을 모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AI5 칩을 '공급 과잉(oversupply)' 상태로 만들 예정”이라며 “차량용·로봇에서의 칩 수요를 넘어서더라도 나머지를 데이터센터용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테슬라는 AI5부터 자동차·로봇·데이터센터에서 동일한 칩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활용처에 따라 칩의 개수를 달리하는 방식이다. AI5는 불필요한 블록들을 없애거나 통합해 칩 크기를 줄여 생산성을 높였다.
AI5는 TSMC 3나노미터(㎚) 공정으로 양산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테슬라는 삼성 파운드리를 추가하며 위탁생산을 이원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삼성 파운드리가 그동안 AI4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왔다는 점과 TSMC의 제한적 생산능력과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가동을 목표로 테일러에 파운드리 라인을 구축 중이다. 이곳에서 앞서 수주한 AI6를 2027년부터 양산할 전망이었으나 이보다 먼저 AI5를 테슬라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AI5를 내년 하반기 양산한다는 목표로 준비 중이다.
머스크 CEO는 “AI5 칩은 여러 기준에서 AI4 칩보다 약 40배 더 뛰어나다”면서 “전력당 성능은 2~3배가량, 비용당 성능은 약 10배 향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