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술 한 잔 콜?"...규제 사각지대의 메신저 '이모티콘'

2024-10-17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립암센터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피감기관장들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오른쪽부터 서홍관 국립암센터원장,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 김헌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 2024.10.1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카카오톡 등 메신저의 이모티콘에 음주와 흡연 등을 조장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모티콘은 연령 제한없이 메신저에 가입한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음주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오후 국립중앙의료원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카카오톡) 이모티콘 샵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이모티콘 175개가 술과 음주와 관련된 것"이라며 "이모티콘에는 이것이 정신에 도움이 된다, 먹고 죽자 등 내용이 담겨있다"고 했다.

남 의원은 "이모티콘은 모니터링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음주를 유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국민건강증진법 위반이다. 모니터링과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샵에서 실제로 '술'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의 결과 화면.

같은 당 김남희 의원은 주류 광고 실태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청소년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맥주 광고에 등장할 정도"라며 "청소년들에게 호기심을 유발할 수밖에 없는 광고가 만연하면 음주 경험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로 김 의원이 건강증진개발원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건강증진개발원이 음주 관련 광고를 제재한 사례는 2019년 476건에서 2023년 3088건으로 6배 늘어났다.

또한 김 의원은 유튜브 등 플랫폼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이 담긴 이른바 '술방'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TV의 주류 광고는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만 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는데 유튜브는 시간, 연령 불문하고 볼 수 있다"고도 했다.

김헌주 건강증진개발원 원장은 "인터넷 매체에 대해서도 (TV 등) 미디어 음주장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적용을 하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면서도 "인터넷 매체의 경우는 규제가 미비해 법적 근거를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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