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의료기기 '마인드체어'가 출시 한 달도 안 돼 대형병원을 포함한 의료기관에 연이어 공급 성과를 내고 있다.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다 임상적 효과까지 알려지면서 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메디트릭스는 이달 초 디지털 의료기기 '마인드체어' 판매를 시작한 이후 최근 수도권 대학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에 공급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출시 몇 주 만에 연이어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확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마인드체어는 실시간으로 심박수, 심박 변이도, 뇌파, 근전도 등 자신의 생체 신호를 측정해 맞춤형 가상현실(VR) 영상으로 긴장, 불안을 조절하는 제품이다. 가상 공간에서 긴장을 이완하는 훈련을 하면서 뇌파와 맥박 시그널의 변화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영상은 의자 움직임과도 일체화돼 실제 자신이 가상현실에 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메디트릭스가 마인드체어를 통해 제공하려는 핵심 가치는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경험'과 '훈련'이다. 영상 시청만으로 순간의 긴장과 불안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집에서도 이 영상을 떠올리며 긴장 이완 훈련을 하는 연속적인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마인드체어는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인 전홍진 대표의 오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특히 2023년 더존비즈온과 기술·사업적 협업 등을 거쳐 지난 1월 2등급 의료기기 허가를 받아 비급여로 의료현장에 활용될 길이 열렸다.
이달 초부터 판매를 시작한 마인드체어에 의료계 관심도 뜨겁다.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상담뿐 아니라 치료를 위한 의료기기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실제 통계청의 2024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 3분의 1(38.4%) 이상이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했다. 만성적 스트레스는 불면증이나 소화불량, 가슴 답답함, 두통 등을 유발한다. 심할 경우 우울증 등으로 이어지는데,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2019년 81만명에서 2023년 108만명으로 약 33.3%나 증가했다.
전홍진 메디트릭스 대표는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약이 아닌 비약물적 치료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스스로 마음을 다스려보는 치료에 관심이 커지면서 마인드체어 역시 문의가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메디트릭스는 본격적인 판매 돌입에 따른 영업, 마케팅 강화는 물론 콘텐츠 고도화와 임상 데이터 추가 확보도 추진한다. 환자 상태나 상황에 맞는 VR 콘텐츠를 추가로 제작하고, 해외 의료기관과 추가 임상시험도 진행한다. 연내 시리즈A 투자 유치까지 시도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도 나설 계획이다. 실제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테크 전시회 'CES 2025'에서 200명이 넘는 참관객이 메디트릭스 부스를 방문, 마인드체어를 체험하며 남긴 긍정적 피드백이 글로벌 진출 자신감을 높였다.
전 대표는 “연내 해외 임상시험으로 유효성, 신뢰성을 추가 확보하고 내년에는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시청하는 모바일 버전도 개발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영업, 마케팅에 집중해 50대 이상 판매가 목표”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